【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이태원·세월호 참사 유족이 제43주년 5·18기념식에 참여하고 오월 영령을 추모했다.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이태원 협의회)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세월호 협의회)는 18일 오전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기 5·18기념식에 참여해 오월 영령에 헌화·분향했다.
분향을 마친 유족들은 5·18 당시 고립된 광주에서 언론의 소임을 다했던 고(故) 윤상원을 비롯한 5·18민주열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태원 참사 유족 조경선(27)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임산부 희생자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떻게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무너지는 짓을 하나”면서 “광주의 정신을 전국에서도 계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씨가 말한 임산부 희생자는 고(故) 최미애씨다. 1980년 5월 19일, 스물여섯 새색시로 교사였던 남편을 기다리기 위해 집 앞에 나왔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8개월 된 뱃속의 아이와 함께 숨졌다.
이들 유족은 하루 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에서 ‘민주평화대행진’을 함께 하고 오월어머니회와 5·18 시민 연대의 상징인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오월어머니회를 방문해 5·18민주화운동의 경험을 전해 듣고 앞으로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싸움에 지치지 말고 함께 하자며 꼭 (광주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부언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장동원 총괄팀장도 본보에 “매년 광주를 방문하지만 이번에는 저희(세월호 협의회)가 이태원 협의회에 먼저 ‘함께 찾자’고 제안했다”면서 “저희도 오월어머니회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월 어머니회에서) 수십 년이 됐다 한들 자식 잃은 심정을 어떻게 잊겠냐(고 했다)”며 “잊을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의 추모와 명예 회복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또 “유가족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분들은 국가 폭력을 같이 겪은 분들 뿐”이라면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털어놨다.
국가 폭력과 책임 방기로 가족을 잃은 이들과 아픔을 공유·연대하고 진상 규명을 통해 더 이상의 참사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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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국가가 어째서 개인을, 인간이 뭐라고 동물을 담당분야: 사회부(과거사/동물권)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