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發 코인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 어수선
이재명 퇴진론으로 이어지면서 계파 갈등으로
전당원 투표로 재심임 여부 확인 정면돌파할까
좁아진 친명계 입지…개딸 vs 비명계 갈등으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그리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까지 번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다만 여론조사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그것은 비명계뿐만 아니라 중도파에서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이재명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5월 3주차(15일~16일)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를 할 것이냐’는 총선 지역구 정당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7.7%,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38.3%였다. 정의당 후보는 2.7%, 무소속 후보 4.9%, 기타 정당후보 3.4% 등이었다(없음 0.9%, 잘 모름 4.1%). 이번 조사는 지난 15~16일 전국 거주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100%) 임의추출(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9%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앞서 지난 1일~2일 실시한 ‘내년 총선의 바람직한 결과’를 묻는 조사에서는 52.8%가 ‘여소야대가 좋다’고 답했고 ‘여대야소가 좋다’는 응답은 37.9%였다. 해당 조사는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의 ARS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3.1%로 최종 1003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그리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 등이 더불어민주당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수행비서였던 김남국 의원이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 행사장에서 어깨띠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21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수행비서였던 김남국 의원이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 행사장에서 어깨띠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리더십 타격

이 같은 여론조사는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 퇴진론을 꺼내들었다. 사실 이 대표 퇴진론은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부터 비명계에서는 꾸준하게 제기돼 왔었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가 퇴진하라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을 당시에도 퇴진론이 나왔고,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때에도 퇴진론이 나왔다. 그리고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에서도 퇴진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퇴진론이 기존 퇴진론과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를 정치권 안팎에서 내리고 있다. 기존 이슈에서 비명계가 퇴진론을 외친 것은 ‘공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적이 포함돼 있다면 이번 퇴진론은 ‘위기’에서 나온 공포감이다. 비명계가 그동안 이 대표를 향해 퇴진하라고 요구한 것은 공천 주도권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히 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코인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MZ세대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에게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MZ세대 유권자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국의 강을 빗대서 ‘남국의 강’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번 사태가 갖는 위기는 상당히 크다. 문제는 이런 위기를 당 지도부 스스로 만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것은 김 의원에 대한 온정주의와 제 식구 감싸기 같은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원칙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김남국 사태가 더욱 커지게 됐다면서 당 지도부 책임론을 비명계가 꺼내들었다.

이번 당 대표 사퇴론이 기존과 다른 이유는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명계만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명계는 그동안 총선 공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당 대표 사퇴론을 요구했다. 그 요구에 대해 친명계는 물론 중도파에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었다. 비명계의 상습적인 요구로 치부했다. 이에 중도파 의원들마저도 “또 그 소리”라면서 비명계를 비판했다. 이 대표가 사퇴를 하고 나면 대안이 있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의 요구를 “또 그 소리”라면서 상습적인 요구로 치부했다. 하지만 이제는 비명계 뿐만 아니라 중도파까지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그만큼 이 사안이 갖는 위기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친명계가 당 지도부를 장악했었는데 비명계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친명계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이 대표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회의론은 비명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중도파에서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에 따라 정치적 파장은 상당히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2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와 17개 시·도당 대학생위원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은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20대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를 벗어난 정당이 됐다. 국민 다수가 민주당에 불신을 보내고 있다”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고, 이동학 등 8명의 청년 정치인 역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중도파가 나서서 당 지도부를 비판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친명계는 과연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친명계는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친명계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온정주의 혹은 내 식구 감싸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엄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까지 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큰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친명계 내부에서도 이 대표로 과연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앞으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대장동 등에 대한 재판은 이어질 것이고, 2021년 전당대회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도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 의원 코인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계속해서 칼날은 이 대표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친명계 지지층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3~15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9.9%, 민주당은 34.6%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표본추출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다.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엇비슷하게 나온 것은 친명계 지지층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에 결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결집만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탈층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이 대표 퇴진론은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법리스크는 존재하고, 그때마다 여론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초 낙엽이 떨어질 때 질서 있는 퇴진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최근에는 에어컨이 가동될 때에 퇴진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명계에 이어 중도파 역시 퇴진론에 힘을 실어주게 되면 그렇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로서는 계속해서 자신의 목소리가 줄어들게 되면 그에 따른 위기론이 확산되고, 친명계에서 중도파 혹은 비명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을 이 대표가 타개해 나가야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재신임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재신임의 방법을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당원 투표이다. 전당원 투표를 통해 이 대표가 계속해서 당 대표를 끌고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물어보자는 것이다. 만약 전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이 대표가 계속 당 대표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한다면 비명계에서도 더 이상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기에는 명분이 약해진다. 거꾸로 전당원 투표에서 퇴진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높게 나온다면 이 대표는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에 친명계 내부에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명계가 계속해서 이 대표 흔들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전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 여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청년농업인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청년농업인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공천 룰 갈등으로도

공천 룰 갈등으로도

다만 전당원 투표 여부를 두고 또 다시 계파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표의 등가성 때문이다. 친명계 지지층에서는 당원이나 대의원이나 1인 1표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친명계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명계는 대의원 제도를 폐지할 수 없다면서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당원 투표를 한다고 과연 이 대표 리더십이 되살아 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맡는 것에 대한 명분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질서 있는 퇴진론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결국 비대위 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 때까지 이 대표를 당 대표직에 앉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해야 이 대표 역시 자신의 재판이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종래에는 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현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자리를 내려놓게 된다면 박광온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당 대표 자리에서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결국 내년 총선 공천권은 박 원내대표가 쥐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는 공천 혁명을 일으킨 이후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비명계가 공천룰에 손을 대지 못하게 확정이 된 이후에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김남국발 사태로 인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 재신임 전당원 투표를 꺼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남은 묘수가 없다. 자신이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신임 이외에는 현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면돌파를 위해서는 이 대표가 스스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 그만큼 현재 리더십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대표의 결단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계파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남국 사태가 개딸(개혁의 딸)들에게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만들었다. 김남국 사태가 친명계의 입지를 더욱 좁히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대로 친명계가 김남국 사태 이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친명계가 대량 학살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개딸들의 인식이다. 이런 이유로 개딸들은 김남국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명계는 김남국 사태를 계기로 친명계는 물론 개딸들 역시 퇴출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개딸들과 비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갈등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사태는 이러한 갈등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남국 의원이 유튜브 등에 출연해서 자신의 억울함과 윤석열 정부의 검찰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개딸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자극은 결국 비명계에 대한 서운함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개딸들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비명계와 개딸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비명계 역시 개딸들을 색출해서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비명계는 처럼회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고, 개딸들은 수박(겉은 파란색이지만 속은 빨간색)들을 색출해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을 비판한 수박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은 ‘한지붕 두 가족’이 됐다. 그만큼 민주당은 현재 어수선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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