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도심 4곳도 검토
결정 시 의료시설로만 사용 가능
인제학원,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

보건의료노조 서울·부산·상계·일산 백병원지부 조합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백병원 재단본부회의실 앞에서 폐원결정 철회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보건의료노조 서울·부산·상계·일산 백병원지부 조합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백병원 재단본부회의실 앞에서 폐원결정 철회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서울시가 폐원 기로에 놓인 서울백병원(중구 소재)을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백병원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면 병원 등 의료시설로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20일 도심 내 서울백병원의 기능이 지속 유지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해당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중구청에서 도시계획시설 결정안을 제출하면 열람공고 등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즉각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이날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이사회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킬 경우 오는 8월말 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에 따라 이런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제학원은 이날 오후 3시 서울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고 ‘서울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폐원안이 의결되면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 이름으로 문을 연 뒤 82년간 자리를 지켜온 서울백병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법인 측은 지난 2004년 이후 20년 간 누적된 적자가 1745억원에 달하고 있어 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서울백병원이 중구 내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감염병 전담병원인 만큼 지역 내 의료 공백 등이 생기지 않도록 서울백병원에 도시계획적 지원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원 측과 빠른 시일 내 만나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서울백병원, 서울시, 중구청 등 관련 기관 간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원안이 통과되더라도 해당 부지의 의료 기능이 지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관련 기관들이 논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서울백병원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구와 종로구 등 도심 일대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적십자병원, 강북삼성병원, 세란병원 등 4개의 종합병원에 대해서도 모두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최근 사립대학 재단이 보유한 유휴재산을 ‘수익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부의 규제 완화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는 사립대 법인이 소유한 종합병원 부지는 다른 유휴재산과 동일하게 임의로 매각하거나 용도를 전환할 수 없도록 교육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백병원처럼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회적 책무가 따르는 의료기관은 지역사회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그 역할을 지속해 나아가야 한다”며 “서울시도 함께 다각도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