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합쳐 놓으면 지급기준 공평한 관리 어려워 논란
퇴직금 산정에서도 불이익...직원들 이중 불이익 감수
콜센터 인력 태부족...지쳐서 나간다 온라인 글 공분사기도

최근 바디프랜드 채용 행사 관련 포스터. 희망차게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직장인의 모습이지만 막상 실제 내부 근무자 사기는 높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출처=바디프랜드]
최근 바디프랜드 채용 행사 관련 포스터. 희망차게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직장인의 모습이지만 막상 실제 내부 근무자 사기는 높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출처=바디프랜드]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바디프랜드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바디프랜드 부활 엔진이 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노조는 수당과 급여 등에 강한 불만을 표시, 이를 개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사모펀드 인수 이후 경영 갈등이 커져 내부적으로 복잡한 상황이다. 여기에 실적 악화 이슈가 있다. 이런 상황에 노조 파업이란 악재까지 직면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콜센터 혹사 논란 등 파상적으로 직원들의 근로환경과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보상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대두된 바 있어, 파업이 한 번 터지면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수당 논란 뒤엔 임원 법인카드 과다 사용 논란 그림자? 

바디프랜드 노조(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다음달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키로 일정을 공고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바디프랜드 노사는 합의에 실패, 조정은 중지되고 결국 파업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조정 끝에 중지 결론이 났으므로, 노조 내 찬반투표에서 찬성률이 50%를 넘으면 합법적인 파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조치다. 파업 안건이 가결되면 다음달 12일과 14일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바디프랜드 노조는 △수당의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보장 △식대 지급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수당 지급기준을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 구두로만 전달한다는 것.

사실 수당만 제대로 지급되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노동계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한다. 예를 들어, 현재 바디프랜드 측에서 뭉뜽그려 경영성과 포상이라고 지급하는데 이는 △주말근무 수당 △직책 수당 △목표초과달성 수당 △컨테이너 작업수당 등의 항목을 회사 측 편의대로 지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우선, 포상금 지급의 기준을 세세히 알 수 없으므로 회사의 결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결정, 근로자는 이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퇴직금 산정에도 당연히 들어가야 할 수당 부분이 일괄 제외된다는 점은 분명 금전적 불이익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경영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성과급은 정당히 받을 돈이라기 보다는 경영진의 호의에 따른 선물 성격이 강하다. 당연히 퇴직금 등에 산입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근로의 대가,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부분을 상여금 명목으로 회사 편의에 따라 관리하는 건 문제가 된다. 한 노무사는 “사용자가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하며,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그 명칭 여하에 관계없이 임금에 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퇴직금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 때 여기 들어갈 임금인지 여부에서  명칭은 성과급이지만 매년 일정 수준 지급이 되어 왔고, 직원들도 당연히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성격의 급여라면 평균임금에 해당이 될 수 있다.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 산정 시 포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연장수당의 경우에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금원이 명확해 퇴직금 계산시에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 식대도 동일하게 평균임금 및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 계산 시의 기준금액에 포함이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므로 수당을 부정확한 개념으로 합쳐놓은 점은 비단 수당 자체의 불명확성 뿐만 아니라, 퇴직금을 적게 주는 꼼수로도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노조는 동종업계 평균 수준으로 임금을  맞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근래 세라젬에 밀리긴 했지만 안마의자 업계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참았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노조 측은 최근 불거진 임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일명 카드깡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경영진은 식당에서 한끼에 3000만원을 결제하는 등 온갖 불법적인 행태로 돈을 쓰면서 우리에겐 경영성과포상금을 받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지급하고 있는지 내역을 공개해 달라는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노조의 수당과 식대 등 주장의 수용 가능성에 관해 “전향적으로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 안 뽑아주고 버티라는 콜센터, 지쳐서 나갑니다...

근로자들의 노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나 적정한 수준의 관리에 대한 의구심은 이미 다른 문제로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 5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바디프랜드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바디프랜드 고객센터의 충격적 운영실태를 고발해 사람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글을 올린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고객센터는 태부족인 인원 때문에 업무량 폭주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디프랜드는 2018년도 초창기 고객센터 인원이 40명가량이었으나, 제품 품질에 대한 민원과 과도한 업무, 불합리한 직원 복지 등으로 2021년부터 퇴사자가 늘어 현재 남은 인원이 12명 남짓(육아휴직 5명 제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출처=블라인드]
[사진출처=블라인드]

즉, 바디프랜드 고객센터는 총 30명가량이지만 육아휴직자가 많고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상담팀도 홈쇼핑 계약 업무만 담당하는 부서이므로 전화업무만 가능해, 사실상 정상적으로 콜센터 업무를 할 수 없다며 이에 실망해 사표를 내고 싶다는 호소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측은 “현재 고객센터의 인원은 35명으로 다만 최근 조직 개편으로 기능을 통합 운영하면서, 상담원 증원을 결정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바디프랜드는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여러 잡음에 노출돼 있다. 올해 1분기(1월~3월) 바디프랜드 매출도 971억원으로 작년 1분기 매출 1554억원 대비 38% 줄었다. 과거부터 바디프랜드는 각종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런 하드파워가 아닌 맨파워 같은 소프트파워 부분에서는 각종 불만과 사기 저하로 추락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21일 바디프랜드 측에 따르면 2분기 의료기기군의 매출이 1분기 대비 115% 급증하는 등 호재도 없지 않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풀이가 뒤따르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극복, 재기할 수 있을지의 부분에서 이런 맨파워에 관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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