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참패 이후 이준석 책임론 불거지고 있어
구심력 vs 원심력의 갈등, 친윤과 비윤의 갈등으로
고무줄 탄성 한계 부딪히면 고무줄은 끊어질 수밖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2일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에 앞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2일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에 앞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참패로 끝났다. 끝나자마자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에서 가장 부각되는 것은 이준석 책임론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묵은 감정을 드러내면서 폭발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확산의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참패를 했으니 누군가 그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것이 당 지도부이냐 이준석이냐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투쟁이 벌어진 것이다.

안철수 vs 이준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를 완료한 결과 진 후보는 전체 투표수 24만3663표의 56.52%인 13만7065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태우 후보는 39.37%인 9만5492표를 얻는데 그쳤다.  양자간 격차는 17.15%포인트다

이처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것은 지도부 책임론이 아니라 이준석 전 대표의 책임론이다.

안철수 의원은 “내부총질로 연명하는 이 전 대표를 제명하고, 합리적 세력과 확장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이 전 대표 제명을 요구했다.

그 이유는 이 전 대표가 지난 10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디스한다면서 “X랄하고 자빠졌죠”라면서 막말로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패배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다음으로 크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가 “X랄하고 자빠졌죠”라고 했기 때문에 자신은 웃음으로 승화한 것인데 가짜뉴스에 이 전 대표가 편승해서 자신을 비판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SNS에 “길게 말하고 자빠졌죠”라고 비판했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안 의원이 정치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하지만 지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현재 이 전 대표를 두고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패배한 것을 두고 남의 집 불구경 하 듯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보궐선거 이전에도 18%p로 질 것이다고 예언을 했다면서 “점수 많이 나온다고 훌륭한 학생은 아니다”고 비꼬았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는 결국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은 패닉 상태

18%p 가까운 격차로 패배를 했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당 지도부에서는 임명직 당직자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다. 따라서 사무총장 등의 사퇴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지 임명직 당직자의 사퇴만으로 그 책임에서 벗어날 것인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이미 수도권 출마자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서구가 야성이 강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18%p 가까운 격차로 패배를 했다는 것은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 출마자들로서는 이런 상태로 내년 총선에 출마를 한다면 수도권 전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형성됐다. 그것은 당 지도부의 변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 변화에 호응하지 못한다면 당 지도부는 해체될 수도 있다.

이에 당 지도부가 아닌 그 누군가의 희생양이 필요하다. 즉, 재보선 책임을 대신해줄 인물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이준석 책임론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 책임론이 제기된다고 해서 과연 김기현 대표 책임론이 사라지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결국 원심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즉, 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구심력을 작동시키려고 하지만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그에 따라 원심력이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원심력이 작용했을 때 당 지도부가 제대로 호응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수도권 위기론이 수도권 전멸론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원심력을 더욱 크게 작용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

고무줄의 탄성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다면 고무줄은 끊어지기 마련이다. 즉, 지도부가 계속해서 구심력을 작동시키려고 하지만 그 탄성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면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출마자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고, 그것이 당 지도부의 공천 학살에 의해 이뤄지게 되는 것이라면 결국 국민의힘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2달 정도가 당 지도부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이라는 현 모습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현재 국민의힘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위기를 과연 김기현 대표 체제가 어떤 식으로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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