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희생안’ 보고 안 됐다”
혁신위, “사실야냐...재요청할 것”
‘지도부 총사퇴·비대위 전환’ 카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4일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의 험지 출마·불출마 안건 논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혁신위는 ‘마지막 카드’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 최고위는 이날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 희생안’에 대한 의결을 해달라고 최후통첩 했지만, “혁신위가 안건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혁신위 안건이 보고 안 됐다”며 “일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안건이 왜 안 왔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안건보고 요청이 없었다는 사무총장 답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가 (불출마 혁신안을) 어떤 형태로 보고할지 정리가 돼 요청이 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오늘) 보고 요청 자체가 없었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공지를 통해 “최고위에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다시 목요일(7일) 최고위에 상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위가 혁신안을 의결하면 이후 절차는 당 기획조정국이 최고위원회 보고절차를 준비해 왔다”며 “어제 기조국에 오늘 최고위에 안건이 상정되는지, 누가 보고하는지를 의논하니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희생 혁신안 수용 데드라인으로 못 박은 이날 해당 안건이 최고위에 보고되지 않은 데 대해 당 지도부와 혁신위 간 엇박자가 드러나면서 둘 사이 긴장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 역할과 공천 관련 기구인 공관위나 총선기획단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며 “중진 용퇴 취지는 이해하고 있으니 어떻게 정리되는지 지켜보는 게 맞다. 여전히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을 결정해달라는 것은 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 내부적으로 혁신안의 최고위 상정을 묵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만희 사무총장은 “정식 보고를 위한 요청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최종보고서에 담을 내용을 정리해달라고 해 정리 중이라 한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강경 혁신위원들은 “(당 지도부가) 혁신 의지가 없다”면서 ‘지도부 총사퇴’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의 압박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오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중진·친윤 핵심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대한 당 지도부 입장을 검토하고 이에 따른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요구하는 ‘6호 혁신안’에 대한 답변을 이날까지 내달라고 요구했다. 인 위원장은 본인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함께 제안했지만, 이는 김기현 대표가 즉각 거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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