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전국 정비사업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 [자료제공=부동산R114]
연도별 전국 정비사업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 [자료제공=부동산R114]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건설된 아파트 중 14만7185가구가 올해 분양예정 물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이나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부동산R114는 9일 2024년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가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이라고 밝혔다. 가장 분양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 2010년 2만7221가구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 중에서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8만8862가구이며 절반 가량인 4만5359가구가 서울에 위치해 있다. 특히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만 16곳, 1만8792가구가 풀릴 예정이다. 부동산R114는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돼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라면서도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올해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이유로는 미분양 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대부분 원도심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수요 확보가 유리하고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돼 공급 부담도 덜한 편이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된 2022년과 2023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각각 14.2대 1, 21.1대 1을 기록했다. 또, 시간과 비용 상의 문제로 분양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집값 하락, 분양가 상승, 그리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호전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부동산R114는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라며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단지들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 계획 대비 실적을 보면 정비사업 아파트는 전국에서 12만5065가구를 분양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실적은 6만2061가구에 그쳐 예정물량의 절반만 풀렸다. 수도권에서는 계획한 물량 6만5316가구 중 4만4686가구가 분양됐으나 지방은 예정물량 5만9749가구 중 1만7375가구만 분양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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