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니클로가 선보인 광고 ⓒ유니클로 유튜브 캡처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조롱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야기시킨 일본 의류 기업 유니클로가 이달 들어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각종 정부기관의 우수기업 인증을 받으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로부터 가정과 직장을 두루 고려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 인증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5일 유니클로를 ‘2020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앞서 지난 2일에는 서울시의 ‘2020년 서울사회공헌대상’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도는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준 기관이나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중 유니클로는 태풍 등과 관련한 기부 활동 등이 반영돼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우수기업 인증은 단순히 인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여가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게 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사업 관련 사업자 선정 때 가산점을 받고, 출입국 심사에서도 우대를 받는 등 총 220개의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큰 혜택으로 판단되고 있다. 

문제는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보인 과거 행보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광고에서 유니클로는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해당 광고에서는 98세 여성과 13세 여성 청소년의 대화 장면에서 여성 청소년이 “제 나이 때에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는다. 여성 노인은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아”라고 대답하는데, 이때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자막도 표기된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의 강제총동원령이 내려진 시기인 만큼, 해당 광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고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유니클로의 우수기업 인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8일 여가부 폐지 관련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붓는 여성가족부를 폐지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은 21일 기준 동의자 수 3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 여가부 측은 해당 인증의 제도적 보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859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증 대상을 선정하고 선정 과정 자체도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인증 기준에 부합하고 법령 위반 사실이 없는 경우에 인증을 수여하는 제도이며,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우수기업으로 표창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선정 기준 보완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여파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까지 겹쳐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다. 이달 초에는 대표 매장으로 꼽히던 명동 중앙점이 폐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