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최소한 수익 공공에 활용...조성원가 단순 비교 부적절”

김헌동(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SH공사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가운데)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SH공사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 10년간 87만평에 달하는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날 SH가 국민의 힘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사업지구별 택지매각 현황’, ‘분양가 공개서’ 등을 토대로 SH공사의 10년간 28개 지구 택지판매이익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SH가 지난 2011년 1월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10년간 약 87만평(286만4376.9㎡)의 토지를 매각했다. 매각액은 14조2363억원으로 1평(3.3㎡)당 1640만원이었다.

택지조성비 등을 더한 조성원가는 평당 1010만원으로 전체(87만평)로는 8조7679억원이다.

조성원가를 매각액 14조2363억원과 비교하면 택지매각으로 벌어들인 이익만 5조4684억원에 달한다.

사업지구별로 조성원가와 매각액 차이를 따져보면 전체 토지 매각 판매 면적 중 43%를 차지하는 마곡지구(37만평)가 2조5385억원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어 고덕강일이 7384억, 문정 6393억, 위례 4454억으로 순으로 높았다.

매각한 택지지구 내 아파트 토지시세는 평당 5520만원이다. 이 아파트 토지시세를 기준으로 각 용도별로 30%~150%까지 적용한 결과 SH가 매각한 87만평의 시세는 평당 4340만원, 37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토지수용가의 13배이며, 수용가보다 4000만원이나 높다.

조성원가를 제하더라도 29조의 자산 증가와 이익이 서울시민 몫이 될 수 있었다는 게 경실련 측의 주장했다.

경실련은 “SH는 부채를 핑계 대며 강제수용 택지를 민간에 매각해왔고, 정작 20년 이상 장기거주와 보유 가능한 공공주택은 짓지 않고, 매입임대, 전세임대 같은 짝퉁, 가짜 공공주택만 늘리고 있다”며 “공공이 택지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값싸고 질 좋은 장기공공주택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었고 집값 안정에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와 새로 선출될 서울시장은 SH공사의 땅장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SH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 10년간 약 13만호의 공적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며 매년 3500억원 수준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는 공공분양사업과 택지매각을 통해 발생하는 최소한의 수익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공장기전세, 행복주택, 국민임대 등 임대사업에 더 비중을 둬 저소득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개발이익이 수분양자 일부에게 돌아가는 것 보다는 서울시민의 공공 이익으로 활용함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SH는 “공사가 사업시행한 지구의 토지는 공공청사용지 및 학교용지 등 일부 공공용지만 조성원가로 공급할 뿐”이라며 “분양주택용지나 상업·업무용지 등 대부분의 토지는 최고낙찰가 또는 감정가로 공급하였기 때문에 토지조성원가와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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