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게 없다는 두 정당, 합당은 언제 이뤄지나
주호영-안철수의 만남, 합당 논의는 아예 없어
국민의힘-국민의당, 복잡해지는 합당 관계 셈법
합당 않고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 취할 수도
김종인-윤석열-금태섭 변수로 합당 꼬일 수도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 4.7 재보선 기간 동안에는 당장 합당을 할 것처럼 논의가 이뤄졌지만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서로 급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당장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일정을 잡고 있고, 국민의힘은 전당원 투표 일정이 있기 때문에 당장 합당을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합당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다보니 합당 주도권 다툼이 상당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5일 대한의사협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4.7 재보선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이날 합당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두 사람은 합당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결정을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과연 합당을 논의하는 정당의 수장이 맞나라는 의아심이 들 정도이다.

서로 떠넘기는 두 사람

이날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의 결론에 따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언급했고, 안 대표는 합당 문제로 주 권한대행을 따로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처지를 살펴보면 지금 당장 합당이 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다.

우선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일정을 안고 있다. 그것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 그리고 원내대표이다. 즉, 당 지도부를 모두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에 주 권한대행이 갖는 결정권이 사실상 없다.

이런 이유로 안 대표는 합당 문제로 주 권한대행을 따로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주 권한대행이 사실상 합당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따로 만나 합당에 대해 논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전당원 투표를 해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전당원 투표에서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면 합당이 사실상 물 건너 가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를 보고 합당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의당 전당원들은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가 어떤 지도부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지도부가 탄생된다면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에서 반대 투표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서로 맞물리는 관계

이처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서로 맞물리는 관계이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눈치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합당 논의는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가 될 전망이 가장 높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신의 권한을 포기하면서까지 합당 추진을 강력하게 밀어붙일지 여부다.

합당을 추진한다고 해도 흡수 합당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인사에게 ‘당 대표’나 ‘원내대표’ 혹은 ‘최고위원’ 자리를 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당 인사들이 평당원으로 흡수 합당이 되는 것을 새로운 지도부는 바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국민의당 인사들은 합당이 된다면 주요 요직에 앉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합당에 대한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합당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합당을 하지 않고 내년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만 이뤄내는 방식이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합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합당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결국 범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합당 주도권을 놓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외곽에서 흔들기 있어

게다가 두 정당의 합당에 대해 외곽에서 흔들기가 심하다. 특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두 정당의 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꺼내고 있다.

안 대표에 대한 비방과 더불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별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합당의 시너지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와 금태섭 전 의원의 신당 창당 등이 합당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이 원심력이 작용될 우려가 있다. 즉,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와 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에 합류를 하려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늘어나게 되면 대규모 탈당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합당 자체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두 정당의 합당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합당을 한다고 해도 그 의미가 퇴색되고, 시너지 효과도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에 합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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