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관불산 채석단지, 환경훼손에 주민 반발
문화재 훼손 우려 속 파주 채석단지 확장 추진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채석량 1위 업체인 삼표그룹 계열사 삼표산업이 추진하는 채석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잇따라 환경훼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충남 공주시 유구 관불산 채석단지 사업이 환경훼손 등 문제로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혔다.

삼표산업은 충남 공주시에서 석산개발단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주시 유구읍 녹천리 산101-1(관불산) 일원에 채석단지를 조성, 채석단지 면적 51만3761㎡ 면적에서 26년간 3258만2849㎡의 돌을 채취한다는 계획이다. 삼표산업은 지난 2016년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산림청에 제출, 현재 환경청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삼표산업은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달 11일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채석장 조성 사업은 관불산 훼손과 채석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우려가 커지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관불산 채석단지 조성을 즉각 철회하라. 주민도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제목의 삼표산업 채석장 건립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해당 청원에는 삼표산업 채석장 건립으로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유구 관불산의 환경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채석과정에서 발생하는 돌가루와 먼지 등 피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담겼다.

청원인은 “관불산은 유구읍의 심장 같은 산”이라며 “오래전부터 지역 부동산 종사자와 산주 동의하에 치밀하게 계획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채석장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불산의 암석은 화강편마암이라는 암석으로 분포돼 있다고 환경영향평가에 적시돼 있다”며 “화강편마암에는 1급발암물질인 방사능 라돈이 가장 많이 분표돼 있다는 연구조사결과가 있다. 발파시 발생하는 각종 미세먼지는 인근주민 및 학생들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구읍민도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삼표산업은 유구의 명산이며 심장인 관불산 채석단지 조성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관불산 석산단지 개발 반대 국민청원ⓒ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미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관불산 채석장 사업으로 인한 환경훼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채석단지 지정시 심각한 환경 훼손을 줄 수 있다”며 “금강유역환경청은 공주 유구 채석단지 지정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검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삼표산업의 관불산 채석장 조성 사업은 지역 주민의 동의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구읍 녹천1리주민, 유구이장단협은 채석단지 지정 반대탄원서를 공주시에 제출한데 이어 유구석산반대추진위원회(회장 지영배)가 채석단지지정 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채석장 건립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에는 충남도지사에 석산개발저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진행된 주민설명회 당시에도 일부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석산 개발이 추진되면 대형 트럭이 마을을 관통하게 돼 안전을 위협받고 발파로 인한 진동과 소음, 분진 등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며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자연을 지키기 위해 채석장 건립을 반드시 막겠다”고 반발했다.

정치권에서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충남 공주시의회 박병수 의원은 지난 6일 임시회에서 “관불산이 채석단지로 개발 되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관불산 훼손은 유구읍민의 정체성 말살은 물론 공주시민 모두에게 육체적·물질적 피해를 영원히 안겨주는 행위”라며 채석단지 개발 반대의사를 공식화했다.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문화재청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문화재청

이 같은 삼표산업 채석장 개발을 둘러싼 환경훼손 우려는 경기 파주에서도 일고 있다.

삼표산업은 경기 파주 광탄면 일대 채석장 28만여㎡를 98만여㎡로 3배 이상 확장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파주 광탄면 분수리·용미리 일대 임야 60만4738㎡를 신규 채석단지로 지정받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공람공고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삼표산업이 채석단지로 허가 받으려는 지역에 국가지정 보물 제93호인 마애이불입상(쌍미륵불)이 있어 문화재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10월에도 마애이불입상 인근 지역에 채석허가를 받기 위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문화재청에 신청했으나 쌍미륵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인근 사찰과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채석장 예상 구획과 마애이불입상과 이격거리는 260m에 불과해 불상의 파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과 인근 교구 봉선사 등 불교계에도 ‘용인될 수 없는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채석작업으로 한강과 임징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의 생태계 파괴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019년 9월 파주시에 공시된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결과 통보서’에서 “사업지구 내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사업 진행 시 가치가 심하게 훼손되며 백두대간 생태축도 심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 제고 및 위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총괄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삼표산업은 ‘판주 광탄 채석단지 지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지난해 3월 파주시와 산림청, 경기도, 환경유역환경청에 제출하고 채석단지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주시가 평가서 초안을 공람공고한 후 지난해 12월 22일 추진하기로 했던 주민설명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무기한 보류되면서 삼표산업의 채석단지 확장 작업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다만 주민설명회가 재개된 후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채석단지 확장 사업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환경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두 곳은 사업 승인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하지만 사업 보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추진된다면 환경 가치를 외면한 무리한 개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석장 사업과 관련해 삼표산업 관계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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