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개월만에 합의 이혼…증여 지분도 반납
농심·롯데에서 삼성까지 재계 혼맥, 다시 원점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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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 서민정씨와 보광그룹 총수일가 홍정환씨가 이혼하면서 두 재벌가의 인연도 정리됐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팀 과장과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이 최근 합의 이혼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지 8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초 지인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교제 사실이 알려진 6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직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이라 우리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혼으로 아모레퍼시픽과 보광그룹의 사돈관계도 정리됐다.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고 홍정환씨는 보광그룹 창업자 홍진기 회장 3남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이다.

서민정씨의 외가는 범 롯데家다. 서경배 회장 부인인 신윤경씨는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 막내딸이다. 신춘호 회장은 롯덱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또 서경배 회장의 형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고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장녀인 방혜성씨와 결혼해 언론과도 혼맥을 이루고 있다.

홍정환씨 아버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홍환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고종사촌 관계다.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팀 과장ⓒ아모레퍼시픽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팀 과장ⓒ아모레퍼시픽

이에 두 사람의 결혼 당시 농심·롯데그룹에 이어 범 삼성까지 이어진 재계 황금 혼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재벌가 혼맥관계가 단절됐지만 아직까지 재산분할 다툼 등 큰 잡음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합의 이혼인데다 혼인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아 재산분할을 다투기 어려운 조건이라 향후 분쟁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홍정환씨는 결혼 후 지난 2월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받았던 63억원 상당의 지분 10만주를 지난 21일 모두 반환하며 처가와의 지분관계도 정리했다.

지난해 서경배 회장 주식 증여로 일각에선 홍정환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서민정씨는 오랫동안 아모레퍼시픽 후계 1순위로 꼽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6%를 보유한 서민정씨는 아버지 서경배 회장(49.9%)에 이어 2대 주주다. 비상장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지분도 18.18%, 19.50%, 19.52%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민정씨는 지난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경력사원으로 입사, 오산공장에서 실무를 익힌 뒤 그해 6월 퇴사했다.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중국 2위 전자상거래기업 징동닷컴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 현재까지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홍정환씨와의 결혼으로 범 삼성을 아우르는 혼맥구도가 완성되면서, 서민정씨가 이를 기반을 한 향후 경영 시너지 뿐 아니라 그룹 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혼으로 서민정씨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양상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서민정씨의 그룹 내 역할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민정씨의 현재 업무나 역할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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