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재계 주요 총수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모이고 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가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5차 프리젠테이션 이후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제박람회기구(BIE) 엑스포 개최지 투표 전 막판 표심 잡기에 주요 기업 총수들이 나서는 상황이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전 당시의 열기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투표에는 BIE 소속 181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여하는데, 이들을 향한 마지막 호소 작업에 총수들이 몸소 뛰어든 양상이다.

SK 최태원 회장이 외국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알리기에 나선 모습. 부산 이즈 레디 팻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사진제공=SK]
SK 최태원 회장이 외국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알리기에 나선 모습. 부산 이즈 레디 팻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사진제공=SK]

삼성, LG, 현대차, 한화 등 주요 그룹 총수를 태운 전용·전세기는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수행 일정을 소화한 후, 최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파리에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파리로 바로 이동, BIE 엑스포 개최지 투표 전까지 이틀의 시간을 번 상태. 빠듯한 일정으로 피로가 가중된 상황임에도 막판 유치전을 펼칠 예정이라 주목되고 있다.

우선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인 데다, 부산 엑스포 민관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엑스포 공략 작업 매듭짓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객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파리로 이동하는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일정이 바쁘고 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장거리는 아니지만 이코노미석 탑승을 불사한 것으로 네티즌들은 보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도 모두 파리에 모여든 상황이다. 이들은 BIE 회원국 대사들을 상대로 부산 지지를 호소할 때, 우리나라 기업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최근 글로벌 상황상 가장 주목도 높은 선수 자격을 갖췄다는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한 모습. 이들은 영국 국빈 방문 수행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바로 이동했다. [사진출처=뉴시스]<br>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한 모습. 이들은 영국 국빈 방문 수행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바로 이동했다. [사진출처=뉴시스]

부산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야드나 로마가 모두 경쟁력과 매력 포인트를 갖춘 곳이지만, 한국 유치단은 우선 1차 투표에서 살아남고, 그 다음 2차 결선 투표에서 막판 역전한다는 구상이다. 일단 고비를 넘고 다시금 뒷심을 발휘해 2차 장애물 넘기에 나서는 셈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전 당시에도 우리 재계 인사들은 일본 나고야를 제치는 등 지대한 공헌을 한 바 있다. 한국 관계자들은 치열한 설득 작업 등 스킨십을 통해 일본과의 표심 전쟁에서 결국 뒤집기를 성공시켰다.  

[사진제공=포스코그룹]
[사진제공=포스코그룹]

이때의 한국 기업 네트워크와 열성 못지 않게 지금의 우리 기업들이 보여준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도 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 LG, 현대차, SK, 한화, 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은 전담 조직을 구성하거나 인력과 조직을 상당량 투입했다. 아울러 각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부산엑스포 홍보에 각종 노하우를 활용하는 등 도움을 줬다. 각종 행사를 적극 활용해 이 기회들마다 각 기업 관계자들이 부산의 매력 알리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각 기업이 현지 투자 가능성 등 적절한 방법을 거론 및 동원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전 도움을 끌어내기 위해 분투한 점도 관심을 모은다.

롯데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개 경기에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를 집행, 스포츠팬들에게 한국을 각인시켰고, 포스코의 경우 그룹사 경영진들을 통해 각국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한화 경영진은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등 우리와 우호교류관계가 강하지 않은 지역들을 챙기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부탁하는 역할을 맡았다.

재계의 노력이 부산엑스포 유치 작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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