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친환경을 내세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이 환경단체의 비판에 직면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설립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을 기념해 지난달 28일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다회용 컵에 음료가 담겨 나오는 이벤트였다.

이번 행사는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음료를 주문하는데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을 통해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2025년까지 일회용 컵을 제로화하고 다회용 컵 사용 확대와 더불어 탄소 3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번 이벤트가 오히려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셈이라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 워싱(위장환경주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스타벅스가 대외적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번 리유저블 컵의 재질은 일회용 포장재나 배달 용기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이라는 일반 플라스틱이다. 이밖에도 스타벅스는 시즌‧계절‧기념일별로 재활용도 잘 안 되는 복합 재질의 플라스틱 소재로 한 특별상품들을 선보여 왔다는 지적이다. 

또 스타벅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을 이유로 매장 내 다회용 컵과 개인 텀블러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허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서도 일회용품 사용이 코로나19 전염 예방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스타벅스에서 진정으로 친환경 경영이 목표라면 일회용 컵 전면 사용을 철회하고 고객의 개인 텀블러 등 다회용 컵 사용을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 워싱’ 마케팅은 즉각 중단해 실제적인 탄소 감축과 환경을 위한 진정성 있는 경영을 펼쳐야 된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게시물 캡처본
ⓒ‘블라인드’ 게시물 캡처본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번 리유저블컵 행사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로 고충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행사 이후 스타벅스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은 참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각박하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직원은 “리유저블 행사로 그린 워싱 기업이라고 말이 많았지만 그걸 고객보다 더 싫어하는 건 단언컨대 현장의 파트너(직원)들이다”라며 “이번 리유저블 사태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고객과 역대 최다 대기음료 잔수를 보면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 글을 보신 누군가는 우리의 처우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이다”며 “우리는 모두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감정노동에 노출된 스타벅스 직원들의 정신질환 진료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정신질환 진료를 받은 스타벅스 직원들은 지난 2017년 305명에서 2018년 411명, 2019년 575명, 2020년 613명으로 증가해왔다. 

600명을 넘어선 지난해에는 340명이 우울증(우울에피소드) 진료를 받았고 ▲재발성 우울장애 26명 ▲공포성 불안장애 18명 ▲기타 불안장애 163명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 장애 66명 등이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벅스는 이번 그린워싱 논란에 대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다회용컵 사용을 장려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다회용컵을 통해 일회용컵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제주 지역 4개 매장에서는 일회용컵 사용을 중단하고 머그 또는 다회용 컵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모든 매장 확대를 목표로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원 근무환경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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