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외부전문가와 함께 TF 구성해 균열 원인 분석
서울시 감사‧권익위 조사 예정…시민단체, 경찰 고발도
남단 성능개선공사 지난해 3월 준공…한신공영 등 시공

지난 24일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서울 성산대교 바닥판 균열 현장을 찾아 균열이 생긴 부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4일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서울 성산대교 바닥판 균열 현장을 찾아 균열이 생긴 부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서울시가 다음달말까지 성산대교 남단 균열과 관련한 원인분석을 진행하고 보수 및 보강을 진행할 전망이다. 성산대교 남단은 한신공영 등이 지난해 성능개선공사를 진행했지만 상판 콘크리트 곳곳에 균열이 생겨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는 성산대교 균열의 원인 분석을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량안전과 관계자는 “균열 원인을 면밀히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어 외부전문가들과 함께 TF를 구성해 다음달말까지 원인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이후에 보수보강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균열은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면서 인지했다. 정밀안전진단은 5년 단위로 진단하는데 마침 시기가 일치됐다”고 덧붙였다.

YTN은 지난 22일 단독보도를 통해 보강 공사를 마친 성산대교 남단 접속교 부분에서 무더기로 균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균열이 간 교량 바닥판은 공장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를 까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로 시공됐으며 해당 콘크리트의 피로도를 시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바닥판의 균열 가능성과 지지력안정성 확인 시험도 생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같은날 설명자료에서 “1차 분석 결과 균열의 원인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바닥판과 이를 지탱하는 거더 사이 간격재의 단차발생”이라며 “바닥판 설치 시 초기 균열이며 모니터링 결과 더 이상의 균열 진행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량구조 안전성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으며 근본적인 원인분석을 통해 상응하는 보수보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크리트 피로도 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피로도 시험은 강교에 대한 기준이며 콘크리트 바닥판 부재는 관련 기준에 따라 응력(저항력)이 허용범위 내에 있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서울시의 이와 같은 기조는 오세훈 시장이 24일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교량 하부를 직접 점검한 뒤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생겨 시장으로서 송구스럽다”면서 서울시 감사위원회를 통해 시공 및 감리 과정을 엄격히 조사하고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1차 시공 때 미세한 균열이라도 하자가 발생했으면 걷어내고 새로 했어야 됐다”면서 관계자들에게 “장담해서 시민들의 불안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금은 변형이 안정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에도 “그런 식으로 결론을 내리면 한마디로 변명하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정확한 이유는 조사를 해야 되겠지만 슬래브 판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상 하중이 작용했다는 것이다”이라며 “교량의 균열은 여러 이유로 발생하는데 이번 사안은 시공 과정에서 이상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 무거운 물질을 설치하면 이를 균등하게 받쳐야 하는데 불균형하게 지지하다보니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최 교수는 “결국 부실시공, 부실감리였다는 얘기다. 다만 시공 외의 요인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성산대교 균열은 서울시 감사뿐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는 성산대교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한 공익 신고를 접수해 공사 관계자들과 서울시를 상대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4일 한신공영 최용선 회장과 서울시 이정화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을 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생대책위는 최 회장에 대해선 부실시공에 대한 건축법 위반과 현장소장 등에게 설계를 위반한 시공을 하도록 강요한 강요죄 혐의로 고발했으며 이 본부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1980년 건설된 성산대교는 연장 1455m, 폭 27m로 한강에서 일일교통량이 한남대교(20만대) 다음으로 많은(16만대) 주요 교량이다. 성산대교 성능개선공사는 북단, 남단, 본교 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남단은 2018년 1월 성능개선공사에 착수해 지난해 3월말 준공됐다. 시공사는 한신공영 외 2개사이며 총공사비는 316억3800만원이 소요됐다.

한편, 성산대교 남단 성능개선공사의 시공과정에 의문이 제기되며 시공사인 한신공영의 입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한신공영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으나 회신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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