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준비 다 끝냈다” 타이밍 보는 중
백악관에 이어 우리 정부에서도 확인해줘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주민은 공포감에
문재인 만남 불발도 북한 도발 때문에?

북한 조선중앙 TV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사진제공=뉴시스/조선중앙TV캡처]<br>
북한 조선중앙 TV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사진제공=뉴시스/조선중앙TV캡처]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북한이 도발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었는데 우리나라 국가정보원도 이를 확인시켜줬다. 5월 19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북한국장이 출석해 핵실험 준비를 다 끝내고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다만 한미정상회담 전후가 될 것인지 아니면 6월 이후가 될 것인지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연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인가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백악관에서는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곧 한미연합훈련 등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것을 국가정보원에서도 확인해줬다.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비공개 회의를 열어 국정원 북한국장을 출석시켰다. 북한국장은 핵실험 준비를 다 끝냈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여야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시국이지만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춘 것인가의 질문에 거의 준비 완료 단계이기 때문에 미사일이 발사되고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북한 도발 징후

북한이 도발을 강행하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방안으로 판단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대북 정책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클린턴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일맥상통하다.

이런 이유로 북한으로서는 북미대화 재개 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도발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게도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방안으로 도발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북한 내부의 통제를 위해서도 도발 가능성은 그 언제나 열려 있는 상태다. 김정은 체제의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뻥 뚫렸다는 것은 이제 북한도 인정한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더욱 철저히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그동안 백신 접종에 대해 “별로 효과도 없고, 맞을 필요도 없다”였지만 지난 17일 노동신문에서는 “백신 접종도 코로나19를 막는데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김정은 체제의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체제의 방역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내부 통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고, 그것은 결국 도발이 아니겠냐는 것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시선이다. 즉, 대내외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는 북한이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는 물론 우리나라 국정원에서 확인한 상황이다. 국정원은 지금 당장 핵실험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북한을 정찰할 때 핵실험 징후가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악관은 아예 한미정상회담 전후라고 그 시기를 못을 박았다. 그것은 그만큼 급박하게 징후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시국이지만 북한이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미국은 북한의 동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미정상회담 전후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도발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자랑했던 북한이지만 코로나19가 발병됐다는 것을 인정했다.

문제는 그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사망률 역시 높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심기 충분하다. 그것은 북한이 도발을 한다고 해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도발이 아닌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게 만들기 충분하다.

그것은 국제사회의 원조 요청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대외에서 지원받는 우선순위를 중국, 국제기구, 미국 그 다음이 우리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외부 지원을 받기 위해 북한으로서는 도발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받는 것이 1순위라고 하지만 중국에서 지원 받는 것만으로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나 미국 그리고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작정 미사일을 쏘아 올리거나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코로나19 지원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도발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결과물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오느냐에 따라 도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나 바이든 정부 모두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생각이 현재로서는 없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북한의 도발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북한으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런 긴장감은 오는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8월 한미연합훈련이 열리는데 윤석열 정부 하에서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이기 때문에 그 성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에도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을 가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문재인 정부의 한미연합훈련보다 격상시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나오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윤 대통령만의 특유한 승부사 기질 역시 대북 문제에서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나 당선인 신분 때에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안철수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갈등을 보였을 때 어떤 식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갈등을 최고조로 보이다가도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풀어내고, 그리고 ‘내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북한과도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한 번에 풀어내고 그리고 데당트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권 초반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어렵겠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언젠가는 열리게 되면 그때부터 상당히 급속도로 훈풍이 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윤 대통령의 이른바 형님 리더십이 갈등 속에서는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지만 갈등을 해소하고 나면 그때부터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필요한 것이 형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이 불발이 됐는데 그것은 북한 도발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오는 22일 만나기로 돼있었지만 백악관에서 갑작스럽게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것은 북한의 도발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게 대북특사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긴박한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굳이 현 시점에서 대북특사를 파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에서 강력 항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칫하면 한미정상회담 성과가 가려질 수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어쨌든 북한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도발을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도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앞으로 과연 어떤 식으로 대북 관계를 만들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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