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거, 4명 후보 출사표 던져
경쟁 치열하다 보니 ‘민주당 정신’ 강조

4명 후보 가운데 누구 선택할 것인지 고민 빠져
22대 총선서 유리한 국면 만들 후보 선출할 듯

국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오는 24일 국회의장 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는 민주당 대표를 뽑는 선거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그것은 출마한 후보들마다 ‘민주당’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다수당 의원들이 선출하는 선거다보니 이들의 입맛에 맞게끔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국회의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여야 협치를 강조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장은 선출되는 순간 탈당을 해서 무소속이 된다. 무소속이 된다는 것은 정치적 중립 속에서 사회를 본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국회의장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을 소속 정당을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직권상정이라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게 하기 위해 탈당을 해서 무소속 신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6월 1일부터 21대 국회 하반기가 시작된다. 이에 국회의장을 새로 선출한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의원이 되는 것이 관례였다. 물론 ‘선거’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다. 예년 같으면 나이 많은 의원이 출마를 하게 되면 보다 나이 적은 의원들이 고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보자가 4명이 되는 등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것이 이번 국회의장 선거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출사표 던진 그들

이번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이상민·조정식(이상 5선)·우상호(4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통상적으로 단수 후보이거나 아무리 많아도 2명인데 4명이 출마를 했다는 것은 치열한 선거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서로에 대한 서로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러브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김진표 후보는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조정식 후보는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상민 후보는 “정치 부재와 상실의 시대에 정치를 복원하고 되살리겠다”고 말했고, 우상호 후보는 “초·재선 의원들의 강력한 권유를 받고”라는 말을 남겼다. 여야 협치 대신 민주당 지지를 언급한 것이다.

과거 국회의장에 출마한 사람들은 ‘여야 협치’를 내세웠다. 2016년 정세균 전 구회의장은 “정권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의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고, 2018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4당 체제, 협치와 통합의 국회”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국회의장 출마자들은 모두 ‘민주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치열한 선거경쟁 때문이다. 4명이 출마를 하다 보니 4대 1이라는 경쟁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기 위해 ‘여야 협치’보다는 민주당 정신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한 표라도 아쉽기 때문에 ‘민주당 정신’을 강조하면서 국회의장 선거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어차피 국회 본회의에서의 표결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고,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 경선만 통과하면 국회의장이 되기 때문에 민주당을 향한 메시지를 던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정신 강조

일각에서는 강성 당원의 개입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강행 처리를 요구하면서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밭갈이운동본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노(No) 수박’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개혁적이면서 민주당 정체성이 분명한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민주당 정신을 강조하는 후보를 선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김진표 후보나 이상민 후보에 대한 비토론을 꺼내들고 있다. 왜냐하면 두 후보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강성 친명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강성 친명계 지지층이 국회의장 선거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 강선 친명계 지지층의 국회의장 선거 개입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해 조금만 아는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는 분위기다. 그것은 민주당을 무조건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의장 선거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투표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특정 세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의장 선거가 마치 민주당 당 대표 선거인 것처럼 비쳐진 것은 다른 선거에 비해 후보자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친명계 지지층에 의해 좌우되는 선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만약 친명계 지지층에 의해 좌우되는 선거가 됐다면 원내대표 선거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있다. 즉, 원내대표 선거나 국회의장 선거 모두 의원이 하는 것인데 그렇게 따지만 원내대표 경선도 친명계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박홍근 원내대표가 선출됐다는 점에서 친명계 지지층의 입김이 노골적으로 작동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이 친명계 지지층의 민주당 내 입김을 너무 노골적으로 부풀리기 한 것”이라고 했다. 물론 아예 영향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떤 때이건 특정 세력 지지층의 입김은 있었지만 그것이 대세를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이런 언론보도는 특정 세력 죽이기 위한 언론보도이고, 그것은 민주당을 죽이기 위한 언론보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인데 유독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대해서만 비판적인 언론보도가 나가는 것은 결국 특정 세력 죽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 내 후보의 난립에 대한 비판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핵심 변수는

이번 국회의장 선거의 핵심 변수는 민주당 내 의원들이다. 특정 지지층의 입김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생각이 가장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여당이었다가 야당이 된 신분 속에서 21대 국회 하반기에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할 것인지 국회의원 개개인의 생각이 중요하다. 이는 22대 총선에서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됐다.

이는 특정 지지층의 입김으로 작동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과연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국을 주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총선 승리를 이뤄낼 것인가 여부가 가장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런 이유로 일부 후보들이 오히려 ‘민주당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즉, 특정 지지층의 입김에 의해 ‘민주당 정신’을 강조하기 보다는 22대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국회의장의 역할을 주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국회의장 선거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 당 대표 선거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의 결정이 곧 국회의장의 결정이기 때문에 특별히 큰 소리를 낼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는 유권자가 당원들이나 일반 유권자들이 아닌 국회의원 개개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22대 총선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줄 그런 국회의장을 선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따라서 특정 지지 세력의 낙선운동 등이 크게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배적이다.

21대 하반기 국회의장이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과연 어떤 국정운영을 펼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작동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것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