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예산안 지연으로 국조기간 허비”
“억지로 분향소 찾은 총리, 유가족 우롱”
당 인권위 출범...인권 개선 위해 싸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53일째인 20일 집권여당을 향해 “진상규명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국정조사부터 여는 것이 마땅한 자세이자 도리”라며 예산안 처리로 지연된 기간만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절반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그런데도 국정조사에 동참하기는커녕, 기간 연장은 절대 안 된다며 유가족과 국민을 상대로 협박까지 하고 나섰다”며 “여당이 의도적으로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켜 국정조사 기간을 허비한 만큼 반드시 상응하는 기간 연장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국정조사 회의를 또 다시 외면했다”며 “이번 국정조사는 정부의 총체적 무능, 부실 대응으로 발생한 국가적 참사에 대해 정치권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나서라는 국민 뜻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이토록 가볍게 여기는 국민의힘, 희생자와 유가족 앞에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린 여당의 모습이 정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어떻게든 참사를 정쟁으로 몰아 진실을 가리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궁리만 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망언도 부족해 어제도 여당 지도부는 시민대책회의를 향해 ‘참사 영업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극언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또 “희생자와 생존자, 유가족들이 얼마나 더 아프고 얼마나 더 상처받아야 진실을 가리기 위한 정략적 도발을 그만둘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고통받고 있는 유가족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진상규명 과정 전체를 처음부터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예고도 없이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덕수 총리를 겨냥해 “헌화도, 사과도 없이 5분 만에 자리를 뜨더니 정작 반대편 극우 성향 단체 회원들과는 일일이 악수까지 했다고 한다”면서 “누구 하나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는 윤석열 정부, 49재마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억지로 분향소를 찾은 총리는 끝내 유가족 우롱만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체 이런 모습이 말이 되나. 더는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 국정조사 특위는 의결한 대로 현장조사, 기관보고, 청문회까지 빈틈없이 진행해 주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169명 의원 모두가 국정조사특위 위원이 되어 진상규명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당 인권위 출범식서 “인권 후퇴 일상화”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인권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최근 윤석열 정부에 의한 인권 후퇴가 일상화되고 있다”며 “인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 나서 개선, 침해 방지, 구제 활동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당 정체성을 보여주는 인권위가 출범하게 됐다”며 “우리가 인권이 너무나 당연해 공기처럼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가 희박해지면 귀한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최근 윤석열 정부에 의한 인권 후퇴가 일상화되다보니 또 다시 인권의 중요성이 매우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평을 그렸다는 이유로 학생이 탄압받거나, 있는 사실을 보도했다고 보도한 기자와 언론사를 핍박하거나, 말을 했다가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까·문제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진출에 실패했다면서 “대한민국 인권 상황이 어떤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날 출범한 민주당 인권위는 초선 주쳘현 위원장 외 부위원장 18명으로 구성됐다. 주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민주당은 국가폭력 범죄,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가 더 이상 발생할 수 없도록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을 향한 2차 가해와 인권 침해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압사 단어를 지우고 애도 방식을 통제하는 등 온갖 패악질을 일삼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 말로 2차 가해이며 인권을 말살하는 범죄”라며 “어떤 정권 시대이든, 인권 보편 가치가 지켜지고 상황이 개선되도록 싸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