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B. 매키넌 지음 | 400쪽 |153*224 | 문학동네 | 1만85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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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격은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 및 원재료와 에너지, 제조, 마케팅, 운송 등에 들어가는 생산비를 반영한다. 그러나 오염과 토양침식, 탄소 배출, 서식지 감소에서부터, 이 모든 것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시대에 들불과 홍수, 폭풍이 초래하는 엄청난 파멸, 매해 쏟아지는 20억 톤의 쓰레기, 백만 년을 살아온 생물종을 멸종시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도덕적 외상에 이르기까지, 생산과 소비가 일으키는 결과는 대개 가격에서 제외된다. (369쪽)

【투데이신문 김현정 기자】 소비와 환경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도서 <디컨슈머> 가 출간됐다.

신간 <디컨슈머> (문학동네)는 사느냐(buy) 또는 사느냐(live)라는 경제 쇼크와 기후 위기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제안한다. 만약 우리가 지구의 자원을 훨씬 더 적게 소비한다면 경제, 소비문화, 환경문제와 더불어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저자의 가정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사고실험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자 매키넌은 ‘뉴요커,내셔널 지오그래픽 의 저널리스트로 경제학, 인류학, 기후과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소비를 멈출 수 있는지, 그리고 소비중심주의를 탈피한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일지 보여준다. 더불어서 소비가 줄어든 세상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디컨슈머 시장이 경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설명한다.  

책은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 디컨슈머들은 더 질 좋은 물건을 더 적게 구매하려고 하며, 파타고니아와 리바이스 등의 기업들은 이런 디컨슈머들을 공략하기 위해 경영 전략을 대폭 수정한 점에 주목한다. 의류 산업이 “불필요한 소비 위에 세워져 있다”고 공공연히 외치는 의류기업 리바이스나 단기적 목표 대신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딥타임(deep-time) 사업관’을 실천한 일본의 제과 회사 ‘토라야’등의 사례를 통해 소비가 줄어든 세상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디컨슈머 시장이 경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예측한다.

소비가 ‘가속화’ 될수록 기후 재앙 시계는 ‘초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매키넌은 소비의 25%가 사라지면 마주하게 될 세상을 각종 연구와 문헌, 인터뷰 등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수렵·채집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나미비아의 작은 마을부터 정확하게 지속 가능한 비율로 소비하는 에콰도르의 공동체 등 소비를 멈춘 세상은 어떠한 지 살펴볼 수 있다.

저자 매키넌은 “디컨슈머는 자신 또는 세상의 소비가 줄어들기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사람들로 ‘영리적 시간’보다 ‘비영리적 시간’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라며 “디컨슈머 사회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린 정체성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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