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나온 김어준, 유튜브로 진출하면서 대박 터뜨려
노무현은 인터넷 신문, MB·박근혜는 팟캐스트 시대

문재인 정부는 보수 성향 유튜브가 꽉 잡아
윤석열 정부에서는 진보 성향이 주도권 잡나

김어준 씨가 지난 2019년 6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어준 씨가 지난 2019년 6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2010년대까지만 해도 팟캐스트가 여론을 좌우했다면 2020년대 들어서면서 유튜브가 여론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유튜브를 장악, 유튜브의 정치적 색깔도 오른쪽으로 상당히 많이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팟캐스트 진행자들이 공중파 혹은 케이블 뉴스 방송 등에 진출한 반면 보수 진행자들은 유튜브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김어준 총수가 유튜브로 진출하면서 유튜브에서도 지각변동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가 바꾼 정치지형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바람이 일어난 것은 인터넷 신문의 출현 때문이다. 기존 종이신문의 시대가 가고 인터넷 신문 시대가 도래 하면서 진보 진영 사람들이 인터넷 신문을 속속 창간하면서 노무현 바람이 일어나 노무현 정권이 탄생했다. 이러한 노무현 정권 탄생을 지켜본 보수 진영은 인터넷 신문을 창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닫게 됐고, 그 이후 속속 보수 성향 인터넷 신문들이 창간됐다. 그리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게 된 일등공신은 이러한 보수 성향 인터넷 신문들이었다.

이명박 정부를 거치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진보 진영 인터넷 신문들이 크게 위축되기 시작하자 진보 진영 진행자들은 팟캐스트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명박 시대부터 박근혜 시대는 팟캐스트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게 ‘나는 꼼수다’와 ‘이이제이’ 등이다. 이를 통해 진보 진영이 여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보수 진영은 팟캐스트로 진출을 하고 싶어도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보수 진영의 최대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노인층들의 접근성이 약했다. 따라서 팟캐스트는 진보진영이 거의 주도를 하다시피 했다. 이런 이유로 팟캐스트의 상위 목록은 죄다 진보 진영 진행자들의 팟캐스트로 채워졌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팟캐스트서 유튜브 전성시대로

하지만 2020년이 되면서 노년층들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점차 알아가면서 유튜브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유튜브는 팟캐스트보다는 사용법이 쉬웠다. 또 알고리즘이라는 시스템 때문에 한 번 시청했던 영상이 있다면 유튜브는 비슷한 성향의 새로운 영상을 보여주면서 지지자들을 결속시켰다. 즉, 시청자가 보수 정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게 되면 유튜브는 비슷한 정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다. 결국 이러한 알고리즘은 시청자들의 정치 성향을 강화하게 만들었고, 보수 유튜버들은 이를 통해 더욱 큰 인기와 지지, 세력을 얻었다. 

반면 팟캐스트를 진행했던 진보 성향 진행자들은 유튜브 진출이 아닌 공중파 혹은 뉴스 케이블 혹은 라디오로의 진출을 택했다. 즉, 기성 매스미디어로 이동한 것이다. 그렇다보니 유튜브에서 진보 성향 프로그램은 보수 성향에 비해 약한 편이었다. ‘가로세로연구소’, ‘신의 한수’ 등이 유튜브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면서 지난 대선에서는 보수 유튜브의 활약이 돋보였고, 윤석열 정부의 탄생에 기여했다. 반면 진보 성향 진행자들은 기성 매스미디어로 진출하면서 팟캐스트에서 보여줬던 정치 편향성의 정치 평론이 아닌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오히려 진보 성향 여론은 다소 약화되는 상황이 전개됐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도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이 많이 탄생했다면 대선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진보도 유튜브 진출

최근 진보 성향 진행자들이 이런 점을 인지하면서 유튜브로 진출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대표적인 사람이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이다. 물론 자신이 진행하던 tbs 뉴스공장이 폐지되면서 유튜브로 진출하게 됐지만 채널 개설 보름 만에 구독자 수는 110만명을 넘어섰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슈퍼챗(후원금)을 모았다.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는 국내 채널 중 월간 슈퍼챗 수익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진보 진영 유튜브 시청자들로서는 진보를 대표하는 채널이 다소 약하다는 점을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를 보면 지난해 진보 성향 누리꾼이 유튜브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52%로 상승해 55%인 보수 성향 누리꾼과 거의 비슷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진보 성향 채널이 적어 이에 대해 상당히 목말라 했다. 김어준 총수가 유튜브로 진출하면서 이를 해갈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보 채널 성장 가능성은

이런 이유로 특정 정치 성향 진행자들이 앞으로 유튜브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유튜브는 정치적 색깔로 인한 제재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운 정치평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보 성향 진행자들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정권교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지만 윤석열 정권이 집권하면서 이제부터는 계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있고, 내년 총선도 있기 때문에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마다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어떤 채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어떤 채널은 윤석열 정부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보수의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권교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지만 그 목표가 실현된 상황 속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유튜브 채널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유튜브 주요 시청자가 아니었던 3040대가 유튜브 시청자로 돌아서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의 성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수 유튜브 채널은 이미 고령층 시청자들의 유입이 거의 이뤄졌기 때문에 성장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지만 진보 진영은 아직도 주요 시청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2월부터 유튜브는 1분 미만짜리 영상 즉 숏츠 영상에도 수익을 붙이기 때문에 짧은 영상의 유튜브 영상들도 많이 올라가게 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3040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의 성장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치 성향 콘텐츠는 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에 대한 비판 콘텐츠라면 사람의 이목을 끄는 성향이 강하다. 노무현 정부 때 보수 성향 인터넷 신문이 상당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팟캐스트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재 정부에 대한 비판 콘텐츠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 보수 유튜브 채널이 성장한 것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서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이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더욱이 김어준 총수의 성공은 다른 진보 성향 진행자들의 유튜브 진출을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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