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지난해 영업익 64.7%·37.6%↓
중국 지역 봉쇄 및 경기 침체로 실적 동반 악화
기존 중국에 북미시장까지 더해 해외사업 다각화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 양강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고꾸라진 실적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중국 시장 침체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잠정 매출은 4조1349억원, 영업이익 2142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5%와 37.6% 감소했다.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 부진으로 인해 매출 16%와 영업이익 27% 감소했다. 해외 매출은 17%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84% 줄었다. 

LG생활건강의 실적 또한 동반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잠정 매출은 11.2% 감소한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111억원이다. 이중 뷰티 사업의 연간 매출은 3조2118억원, 영업이익은 3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64.7% 감소했다.

두 그룹은 지난해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국내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중국 지역 봉쇄와 이에 따른 소비 둔화, 원자재가 상승 및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영향을 꼽았다. 

이에 올해는 두 회사 모두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시장이 최대 시장으로 알려진 만큼 두 회사는 이미 해당 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전문가 영입과 운영 시스템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 침체기 가운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낸 바 있다. 실제 4분기 실적만 놓고 볼 경우 북미 매출이 99%, 유럽 매출이 69% 증가했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매출이 83% 증가했다.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인수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시장의 경우 전 세계에서 미국 뷰티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중요도가 매우 높다”며 “그간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한 내용이 실행된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 또한 지난 2019년 더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에는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와 2022년 ‘K뷰티 헤리티지’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을 연이어 인수했다.

또한 후, 오휘,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과 닥터그루트, 페리오, 피지오겔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북미시장 공략을 전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와 아마존에서 전략, 마케팅, 제품관리 등 전사 차원의 핵심 업무를 경험한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문 부사장은 CEO 직속의 미주사업총괄로서 해당 브랜드들과 더불어 더 에이본(The Avon), 보인카(Boinca), 더크램샵(The Crème Shop)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관장한다. 이를 통해 LG생활건강은 북미 지역의 사업 역량과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와 사업 간의 시너지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지 사업에 대한 운영 역량 보강을 차근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새롭게 미국 사업 총괄을 영입해 더 높은 시장 이해를 기반으로 중장기 플랜을 설계하며 전반적인 북미 사업 개편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 시장 진출로 인해 중국 시장을 등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두 회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맞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거나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LG생활건강 관계자 또한 “북미 시장 사업의 경우 해외 사업 다각화의 일환인 만큼 기존 중국 시장을 줄이고 등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보다는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마스크 해제와 중국 리오프닝 영향 등으로 영업 환경이 개선돼 지난해보다는 높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