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 코베이브 지음 | 276쪽 |153×224 | 학이시습 | 1만3000만원

[사진제공=]
[사진제공=학이시습]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오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맞춰 저자 마이아 코베이브(Maia Kobabe)의 아프고 아름다운 성 체험기를 담은 <젠더퀴어>가 출간된다.

<젠더퀴어>는 성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자신을 논바이너리(스스로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정제화하지 않는 사람)이자 에이섹슈얼(무성애자)로 칭하는 저자가 가족과 사회에 커밍아웃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체험기이자 자서전이다.

이 책은 저자의 다양하고 생생한 성적 체험을 통해 성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끌며, 남성과 여성의 성별 이분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타고난 지정 성별과 성 정체성은 같아야 할까’, ‘시스젠더(생물학적 성별과 심리적인 성별이 서로 일치하는 사람)를 부정하면 죄악일까’ 등의 의문을 한 번쯤 가져본 사람에게 가이드 역할을 한다.

한국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출판되는 책에는 퀴어·젠더 주요 용어나 미국 문화의 특성을 담은 표현 등에 역자의 상세한 주석이 삽입됐다. 더불어 한국적 맥락에서 ‘젠더퀴어’라는 용어의 역사와 계보를 살피고, 저자의 삶과 이야기의 사회적 의미, 이 책을 둘러싼 논쟁의 의의를 밝힌 해설도 수록됐다.

책은 지난 2019년 5월에 출간돼, 지난 2020년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12~18세 청소년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친 책에 수여하는 알렉스상, 퀴어의 경험을 다루는 것에 공로를 세운 책에 주는 스톤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선정성을 이유로 일부 주(州)에서 금서로 지정되는 등 정치적인 구설수에 올라 그해의 문제작으로 지목되기도 했는데, 오히려 반대 서명운동이 펼쳐져 약 10만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출신의 30세 마이아 코베이브로, 성별 중립적인 대명사(e·em·eir)를 사용하는 논바이너리 퀴어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는 온라인 만화 일간지 <닙(The Nib)>을 포함해 <뉴요커(The New Yoker)>, <워싱턴 포스트> 등의 간행물과 다수의 앤솔러지에 단편 만화를 수록한 바 있다.

집필 이유에 대해 저자는 “나는 작가이며 예술가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단 한 명의 논바이너리나 퀴어, 트랜스젠더 독자라도 이 책에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책을 썼다”고 말했다.

옮긴이는 <펀홈>의 번역자 이현이며,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루인이 해설을 맡았다. 

출판사 관계자는 “도서 <젠더퀴어>는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 퀴어로 정체화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라며 “그들을 알고 있거나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젠더와 성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