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
“우리 삶 언제 무너질지 몰라...위기 공유”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민간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민간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민간 건설사들의 ‘동영상 기록’ 동참을 촉구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건설사 관계자들과 만나 “전국 건설 현장이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 바로 ‘동영상 기록관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민간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에 참석해 “언제 우리의 삶이 무너질지 모르는 형국에서 모든 건설사가 똑같이 위기감을 공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이문 3구역 재개발 현장 점검에 나섰던 오 시장은 당시 부실공사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이를 막기 위해 민간건설사의 영상기록 관리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을 필두로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서울시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 모두 동참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상위 30개 민간 건설사 모두가 영상기록 관리에 동참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루 빨리 모든 민간 건설사에서 영상기록 관리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오 시장은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고사성어를 언급하면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천 길 제방을 무너뜨릴지 모르는 개미구멍들이 곳곳에서 양산되고 있다. 30~40년 전에나 있는 줄 알았던 후진국 형 부실 공사가 2023년 대한민국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현재 민간 건설사의 경우 바닥 면적 일정 면적 이상 대형, 16층 이상만 매우 느슨하게 기록되고 있다”며 “동영상으로 제대로 기록해서 보존하기 시작하면 모든 건설 현장에서 부실시공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영상 기록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 역할을 하기에 사고의 복구, 보상 그리고 원인 파악에 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율적인 방안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100억원 이상 공공 건설공사 현장의 모든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관리 중이다.

촬영된 동영상은 설계도면 토대 시공 여부, 작업 방법 및 순서, 안전규정 준수 확인 등에 사용된다. 이를 활용하면 시설물 하자 발생 시 시설물을 다시 뜯거나 땅을 파지 않고도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설명회에는 민간 건설사 64곳의 관계자 270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시는 지난 1년간 축적된 경험과 표준안을 민간 건설사들에 아낌없이 공유했다.

오 시장은 “서민들에게 집 한 채는 전 재산이다. 확실한 안전이 담보돼야 생명도, 재산도 지킬 수 있다”며 “건설 현장의 부실 공사와 전면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