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조작 vs 단식투쟁, 민심은 어디로
평년보다 하루 더 길어진 추석 연휴 기간
많은 이슈들 오가면서 토론의 장으로
허위 인터뷰 불 지피는 국민의힘
이재명 단식 띄우는 더불어민주당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들이 오가고 있다.&nbsp; [사진제공=뉴시스]<br>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번 추석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6일이라는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평년의 경우 추석 연휴 3일에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합쳐서 5일 정도였지만 올해는 하루 더 늘어난 셈이다. 그것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인척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그 대화의 주제에는 반드시 ‘정치’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여야 모두 추석 밥상 잡기에 상당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 추석 밥상 민심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이 왔다 갔다가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추석 연휴가 다가오기 전에 추석 민심 잡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가 엄청나게 중요한 연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추석 밥상 민심이 민심을 바꾼 사례가 많이 있다. 추석이라는 것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인척을 만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지역’을 넘고, ‘세대’를 넘게 된다. 주로 수도권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고향에 내려가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인척들을 만나서 대화한다. 그 대화의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정치 이야기다.

사실 정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치’를 접하는 매개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종이신문’을 통해, 어떤 사람은 ‘인터넷 신문’을 통해, 어떤 사람은 ‘공중파 뉴스’를 통해, 어떤 사람은 ‘유튜브’를 통해 접한다. 또한 매개체뿐만 아니라 이념 등에 따라서 자신이 접하고 싶은 정치 뉴스만 접하게 되고, 자신의 잣대에 따라 하나의 사건을 갖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예컨대 A라는 사건이 있지만 각 매체마다 정치적 잣대를 달리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각자마다 다른 정치적 견해가 나올 수밖에 없고, 그것이 정치 토론이 되는 것이다. 즉, 밥상머리에 앉아 정치 이야기가 시작되면 서로 각자의 시각을 갖고 토론에 임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몰랐던 혹은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다행이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만 계속 고수하게 되면 그때부터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수구꼴통’과 ‘빨갱이’라는 격한 단어가 오가다가 술상을 엎고 멱살을 잡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추석 연휴 동안 친인척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다보면 흔히 나오는 풍경이다. 상대방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잣대로 삼아 상대를 판단하면서 서로에 대한 비방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 동안 정치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평소 자신이 접하던 매개체 이외에는 다른 수단을 통해 정치 이슈를 접하지 않았지만, 친인척이 모이면 의식을 하지 않아도 새로운 정보를 입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각 정당별로 추석 밥상 민심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여야 모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nbsp;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의 전략은

현재 국민의힘은 ‘역사-이념 전쟁’과 ‘대선공작 게이트’ 등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농성이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선공작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용어도 과격하다. ‘반국가 범죄’ 또한 ‘사형’ 또는 ‘3.15부정선거’ 등 과격한 단어를 쏟아내는 등 전방위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원색적인 비난에 과격한 프레임을 구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당에서 너무 과도하게 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검찰의 몫이고, 아직 검찰의 최종적인 수사 결과 보고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형’ ‘반국가단체’ 등의 과격한 표현까지 나온다는 것은 결국 추석 밥상 민심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탄생은 민주당의 방해공작 등이 있었지만 결국 이뤄냈고, 그것은 역사의 숙명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도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추석 연휴 동안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 이슈를 띄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 이슈를 최대한 띄워서 지난 대선은 불공정한 대선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불공정한 대선 정국을 뚫고 대통령이 됐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해서 그에 따른 내년 총선을 ‘민주당 심판론’으로 치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중심 당사자는 ‘이재명 대표’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추석 밥상 민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추석 밥상 민심을 ‘민주당 심판론’ 프레임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추석 밥상 민심을 준비해왔던 국민의힘과는 다른 모습이다. 명절 연휴가 다가오면 국민의힘에서 항상 내세웠던 것이 이재명 사법리스크였다. 하지만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이제는 피로도가 쌓였다고 판단했는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명절 때마다 꺼냈지만 명절 이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꺼내기보다는 오히려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새로운 이슈로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넘어 민주당 심판론의 불씨를 지피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농성을 최대한 부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고위 인사들이 단식장에 찾아오지 않는 것을 민주당은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그것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계속해서 여권 인사들의 야당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내용이다. 즉, 야당 대표가 여권 인사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부각해서 동정표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지층 결집은 물론 단식투쟁에 동조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동정도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여기에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가 곧 이뤄지면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추석 연휴 전에 받기를 바라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에 대북송금에 대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단식 동정론을 최대한 부각하는 반면 검찰이 무리한 수사 등을 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쟁에 합류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에 대한 여권의 공격에 가만히 있지 않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목도하기 힘든 장면이다. 그만큼 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번 추석 연휴 밥상에도 상당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그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쨌든 결국 민주당 지지자에게 핵심은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돼야 한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의 전략은

이처럼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추석 밥상 민심을 두고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 있다. 즉,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얼마나 호감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에 따라 ‘정권심판론’와 ‘민주당 심판론’으로 나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번 추석 연휴 밥상의 하이라이트는 ‘정권심판론’과 ‘민주당 심판론’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어느 지지층이 더 절박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년 총선 이후에도 민주당에 정권을 내어주는 것이 싫은 사람들은 ‘민주당 심판론’을 내세워 친인척의 정치 성향을 바꾸려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꾸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권심판론’을 꺼내 들어서 설득을 하려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권심판론이냐 민주당 심판론이냐를 가르는 또 다른 요인으로 ‘이념 논쟁’이 있다. 그것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내정이다.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기 때문에 육군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강행한다면 그에 따라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정권심판론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신원식 후보자가 12.12 군사 반란을 옹호하고, 전두환씨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과거에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념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에서는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중도층이나 젊은 층에서는 반감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추석 밥상에서 이러한 이슈로 충돌하게 된다면 이념의 전쟁으로 치닫게 되면서 멱살잡이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오히려 정권심판론과 민주당 심판론의 구도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한 편에 붙지 않았던 중도층도 추석 밥상 이슈를 통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정권을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 문제이고, 역사 전쟁이면서 이념 문제이고 이념 전쟁이기 때문에 결국 양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추석 밥상 이슈는

추석 밥상 이슈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이다. 북한 문제는 언제나 추석 밥상의 단골 이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했다. 이것은 국제사회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동시에 한반도의 위협이 되는 문제다. 따라서 해당 이슈에 대해 추석 밥상에서의 난상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도 연결되면서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로도 연결된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면 우리나라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을 두고 추석 밥상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성토의 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이슈가 추석 밥상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일부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은 추석 밥상에 정치적 이슈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왜냐하면 6일 연휴는 오히려 추석 차례상을 차려서 친인척이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족 여행 등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나긴 시간이기 때문에 친인척을 방문하기보다는 가족들끼리 해외여행 등을 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제는 1인 가구 시대가 되기 때문에 대가족이 모이는 그런 시절은 아니다. 따라서 추석 밥상 이슈가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또한 모인다고 해도 정치 이슈를 밥상에 끌어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른 세대나 젊은 세대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이제는 불문율이 됐다. 즉, 각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은 그대로 존중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추석 밥상 이슈가 추석 연휴 이후 정치권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추석 밥상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추석 밥상 이슈를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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