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날 법원에서는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다. 통상적으로 정치인 영장실질심사의 결과가 다음날 새벽에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영장실질심사의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각이거나 발부이거나 민주당 내분은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체포동의안 가결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 민주당은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취재진은 이 대표에게 영장심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한 입장과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등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 대표는 대답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등의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늦은 오후나 길어지면 다음날 이른 오전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법리 공방

야당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세간의 관심은 영장실질심사에 꽂혀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라는 점을 들어 도주 우려의 염려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이미 수십차례 압수수색을 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한 것은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가는 것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장실질심사를 두고 검찰과 이 대표는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 법리적 공방의 결과는 다음날 새벽에 밝혀질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에 휩싸인 상황이다.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고, 원내지도부는 총사퇴 했으며 이날 원내지도부를 새로 선출한다.

친명계는 법원을 향해서 기각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의원 전원 명의의 ‘기각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친명계는 이 대표가 설사 영장 발부의 상황에 놓인다고 해도 옥중 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공천을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명계는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이재명 대표 체제라면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것이 비명계의 입장이다.

비명계와 친명계의 충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영장 기각이나 발부나 모두 민주당에서는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영장이 기각되면 이 대표는 생환할 것이고,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설사 당 지도부가 가결표 던진 의원들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친명계 강성 지지층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비명계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명계 일부 인사들은 친명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정치적 린치를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상민 의원의 경우 친명 강성 지지층과 인터넷  상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을 정도이다.

거꾸로 영장이 발부되면 비명계의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친명 지도부의 총사퇴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비명계는 계속해서 이재명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재명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영장마저도 발부를 한다면 비명계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분당설까지 나온다. 이미 친명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를 향해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약 떠나지 않으면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를 낙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설사 공천을 통과한다고 해도 본선에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거나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한쪽이 궤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두 세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는 이야기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화해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있다. 그것은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나서 화해의 악수를 하고, 그 자리에 이낙연 전 대표도 함께하는 것이다. 즉, 민주당을 삼두정치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친명계와 비명계가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 역사적으로 오래됐다는 것이다. 그 오래된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는 방법은 역사의 주인공들이 직접 나서서 화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이끄는 것도 싫고, 다음 정권을 잡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