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7개월여 만에 입주예정자 보상안 합의
국토부, LH 혁신방안 검토 중…GS건설, 내달 영업정지 청문회 앞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 인천검단 AA13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지난 28일 인천시 서구 LH검단사업단에서 보상 관련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 인천검단 AA13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지난 28일 인천시 서구 LH검단사업단에서 보상 관련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보상안이 7개월여 만에 확정됐다. 보상안 확정을 기점으로 LH와 GS건설이 ‘부실공사’로 실추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 아파트 신축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인한 입주예정자 보상안이 사고발생 7개월여 만에 합의됐다. 입주예정자에 대한 보상안은 확정됐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와 GS건설에 주어진 혁신과제 수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이다.

LH와 GS건설, 그리고 인천검단 AA13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 28일 인천시 서구 LH검단사업단에서 입주자 보상 기본방향에 대해 합의했다. 이에 따라 LH와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에게 합의된 보상금 등을 최대한 빨리 지급하도록 노력하기로 했으며 해당 아파트를 안전하고 튼튼한 단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LH와 GS건설은 지난 20일 입주예정자들에게 세대별 현금지원 및 지체보상금, 중도금대출에 대한 대위변제 등으로 구성된 보상안을 제시했다. 이 보상안은 24일 입주예정자 투표를 거쳐 최종 수용됐다.

보상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LH는 납부한 분양대금에 연 8.5%의 고정이율로 입주 지체보상금을 산정해 84㎡ 계약자 기준 5년간 약 9100만원을 잔금에서 공제하기로 했다. 지체보상금에서 주거지원비로 5000만원은 선지급하고 추가로 이사비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주거지원비를 84㎡ 계약자 기준 처음 제시한 6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입주예정자는 내년 초까지 주거지원비로 총 1억4000만원을 입주 시까지 무이자로 지원받게 됐으며 중도금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한도 제한과 대출이자 부담을 해소하게 됐다.

이밖에 LH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공공임대 가용주택 등을 활용한 지원방안도 병행 검토할 예정이다. 신축될 아파트 브랜드는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대로 기존 LH 브랜드인 ‘안단테’에서 ‘자이’로 변경될 계획이다.

LH와 GS건설은 붕괴사고를 둘러싸고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보상안 확정이 지체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보상안 협의가 급물살을 타게 돼 합의에 이르게 됐다.

보상안은 확정됐지만 양사에 주어진 혁신과제는 이제부터 풀어야 될 상황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LH 이한준 사장은 “내부적으로 그릇된 관행과 과오를 발견해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합의 이행 과정에 있어 입주예정자들과 소통을 지속하면서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LH 혁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혁신안에는 부실공사에 대한 재발 방지와 함께 전관예우를 차단할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LH 인력과 기능 등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등 타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며 연내에는 혁신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달 신임 CEO로 선임된 GS건설 허윤홍 사장은 취임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허 사장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협의과정에 이견이 있었던 부분은 널리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속대로 안전하고 튼튼하고 실기 좋은 명품 자이 단지도 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기업 이미지 회복 등의 위기극복과 함께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허윤홍 CEO는 취임 후 내실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현장경영 등 3가지 키워드를 임직원과 공유했다”라며 “GS건설이 국민도 신뢰하고 임직원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다음달 12일 국토부가 내린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8개월 처분에 대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GS건설에 각각 영업정지 8개월‧2개월 처분을 통지한 바 있다.

한편, 국토부 원희룡 장관은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 기다리고 있던 입주예정자에게 주차장 붕괴라는 초유의 사고로 주거불안을 겪게 한 데 주무장관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합의서 작성으로 끝이 아니라 안전하면서도 고품질의 단지로 재탄생할 때까지 각 기관은 철저히 관리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 LH와 GS건설을 향해 “재탄생 수준으로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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