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청장, “종합적 판단할 것”
“수사결과 발표 때 상세히 보고”
‘경찰발 단독범행’ 보도지적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검거된 김모(67)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를 나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검거된 김모(67)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를 나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찰로부터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언론 유출과 습격범의 당적(黨籍) 비공개 조치 등을 질타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대표 피습 당시 곁에서 긴급 조치 등을 행한 천준호 비서실장은 ‘습격범의 흉기가 칼이 아니라 나무젓가락, 종이칼’이라는 등의 극우 유튜버들 주장을 지적했다.

천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흉기 사진을 보여주며 습격범의 흉기가 ‘양날을 날카롭게 간 칼이 맞느냐’고 확인했고, 윤 청장은 “지금 보여준 사진이 (흉기가) 맞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또 ‘단독 범행’이라는 경찰발 보도가 나온 것도 문제 삼았다.

천 의원은 “워딩 하나가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데, 경찰은 하지 말아야 할 표현을 쓴 것”이라며 “단독범행이라는 피의자 진술을 인용해서 이야기 한 것인데, 그걸 밝힌 건 처음 본다. 경찰이 사건을 ‘어떠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게 되기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적과 관련해선 “이 테러범은 국민의힘 전신인 정당에 오랫동안 있다가, 이재명 대표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민주당 당적을 갖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그 사람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참석한 게 맞는지 시청했던 유튜브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습격범의 ‘8쪽자리 변명문’ 일부가 언론에 공개된 것을 두고는 “이것이 (전체) 공개되지 않고 일부 언론에 취사선택해 흘려지고 있다”며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왜곡된 내용들이 일부러 부분적으로 편집돼 흘려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인숙 의원은 “살인 시도가 있었던 정치테러 사건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거의 김구 선생 살인사건 이후 이 정도는 처음이라고 볼만큼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단순한 정치테러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당시 상황을 수습하고 인간띠를 둘러 현장을 보호하고 그랬던 사람들이 경찰이 아니었다. 심지어 초기 대처를 잘 못해서 이재명 대표 다리가 밟히기도 했다”며 “경찰의 통제 및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 왜 그런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청장은 “현장에 경찰서장 포함 40여명의 경찰관이 배치돼 있었고, 저는 청장으로서 경찰관들이 대처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어쨌든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바로 피의자를 체포한 것은 저희 경찰관들”이라고 답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관련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관련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이해식 의원은 “국민들은 이 사건을 과연 혼자 저지른 게 맞나, 배후가 있나, 공범은 없나, 여기에 굉장히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며 “현안보고를 보니까 공범 여부를 계속 확인 중이라고 정리했던데, 언론보도를 보면 ‘전과나 공범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이렇게 돼 있다. 이게 경찰에서 들은 얘기를 갖고 보도한 것이다. 이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청장은 “본인은 단독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수사를 통해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는 게 저희 공식 브리핑 내용”이라며 “말씀한 언론보도가 3일 부산청 브리핑인데 그날 ‘공범은 없고 개인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이 의원이 “제가 확인해보니 이게, 경찰이 선택적으로 정보를 흘린 것”이라고 반박하자 “그럴 일도 없고, 저희가 확인하니 단독 범행이라고 확정적으로 알려준 적이 없다”고 대응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 왜 이런 기사가 났겠나. 사건당일 대테러 종합상황실에서 온 문자를 보면 소방에서 ‘목 부위 1㎝ 열상으로 경상추정’이라고 일보한 것을 받아서 그대로 문자를 돌렸다. 경찰도 이것을 마치 사실인양 기자들한테 얘기했고 계속 기사화됐다”며 초동대처 미흡을 지적했다.

또 “현안 보고를 보면 김해 봉하마을에서 양산까지 피의자를 태워준 차량의 범행 관련성은 확인 중인데 가덕도 모텔로 이동할 때 피의자를 태워준 차량 운전자는 조사를 하고 범행 관련성이 낮다는 걸 확인했다고 돼있다”며 “그런데 이 판단의 근거가 뭔가. 어디에도 이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청장은 “빠르면 2일에서 3일 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데, 상세한 내용은 거기에서 보고 하겠다”며 “공범, 배후 이런 부분을 수사팀에서 어느 부분보다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때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변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형석 의원은 ‘8쪽짜리 변명문’ 공개 여부와 관련해 따졌다. 그는 “수사 압수물의 일종이고, 전체적인 범행동기를 판단하고 수사결과 발표를 하려는 과정이기 때문에 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개되면 명백한 정치 테러인지 아니면 단순 범죄인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전체적인 수사 또는 이후의 재판 과정 진행 상태를 보면서 어느 단계에 오픈하는 것이 맞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 의원이 “당적 이력도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건 밝힐 수 있나. 범인이 가지고 있는 당적이 하나였나 복수였나”라고 묻자 “그 부분도 제가 밝힐 수 없다.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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