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6일 ‘선구제 후구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세사기 대책의 핵심은 선(先)구제 후(後)보상이다. 이번 2월 국회에서 이 제도(전세사기특별법)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일부 먼저 선구제해주고, 그 부분에 대해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함께 책임지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미추홀구 주안동 아파트 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해결할 길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법률제도로는 도저히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이어 “공공건물의 경우 관리를 행정기관이 지원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기부행위 제한으로 지원할 수 없다”며 “전세사기 특별법에 그런 내용을 넣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과 정부에서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과 여당 비대위원장이 전국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걸 해주겠다며 발표한 공약이나 정책 비용이 무려 80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며 “피해 건물에 대한 지원을 허용하는 건 정부 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방 정부들이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 근거 조항 하나 만들자는 것인데, 대체 이걸 왜 반대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국민을 존중하고 아픔을 이해해야한다”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여당이) 계속 비협조중인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예산이 들지 않는 부분부터라도 신속하게 처리하길 바란다. 살아야 정치도 있고, 정치도 국민이 있어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대책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피해 아파트 곳곳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이들에게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선구제 후구상이 되고 아파트도 강제관리가 가능해진다”며 “이번에 이길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도와주시면 이 문제가 더 빨리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동행한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에 처리하려는 특별법에는 강제 관리 규정이 있다”며 “내일(27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전세사기특별법의)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절차를 밟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특별법에 담긴 ‘선 구제·후 회수’ 방안 등에 반대해 당시 회의에 불참했다.

개정안에는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이 실태 조사를 거쳐 최장 2년간 위탁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과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임차 보증금 한도를 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외국인도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는 임차인에 포함시켰다.

앞선 최고위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세사기 피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를 언급하며 “인천에서만 무려 2000세대가 넘는 전세사기가 벌어졌다. 개인 간 벌어진 일이라고 방치할 게 아니라 주거 문제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이고 목숨을 버릴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