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시의원, “시민 불편 여전해”
사용 시민, “서랍 안에 처박아 둬”

서울시 ‘손목닥터 9988’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손목닥터 9988’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시]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앱(APP) 개발비로만 16억 원의 혈세를 투입, 시민 건강관리를 지원하겠다며 추진한 ‘손목닥터9988’ 사업이 ‘2023년 서울시 최다 민원’ 불명예를 기록했다. 손목닥터9988 이용 시민 불편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라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은 5일 “지난해 서울시 사업 중 ‘손목닥터9988’ 사업 민원이 가장 많았다”며 “유사 앱 평점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제322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밝히며 “비슷한 민간 앱의 평점이 4.5점인데 반해 새로 개발된 손목닥터 9988 앱 평점은 1.4점(구글앱 평점 기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는 작년 하반기 시스템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앱 연동오료나 데이터 로딩 시간 소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민 건강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손목닥터9988 제품이 서울시 홍보와 달리 스마트폰 앱 연동 방법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화면 크기도 작아 글씨를 읽기조차 힘들어 사용하지 않는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남·45)씨는 “작년 11월 어렵게 경쟁을 통해 제품을 받았지만, 아무리 해봐도 손목닥터 9988과 스마트폰 앱 연동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며 “결국 책상 서랍 안에 보관 중”이라고 호소했다.

송파구 주민 조모(여·56)씨 역시 “시계 화면이 너무 작다보니, 글씨 크기 역시 작게 나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지경”이라며 “무료로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디지털시계 기능 외엔 아무런 도움이 안 돼 그냥 집에 처박아 뒀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민간 앱의 경우, 약 150명의 개발자가 참여하는데 반해 공공앱 개발은 인력이나 업무구조상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손목닥터 9988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 2021년 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ICT를 활용한 스마트밴드를 서울시민에게 보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산다’는 의미를 담아 역점적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지난해에만 예산 270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지난해 11월 4차까지 참여자를 모집하며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당시 출시 이틀 만에 앱이 먹통 되면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는 등 숱한 논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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