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부채 1조원 넘어…주식 거래 정지
“워크아웃 맞물려 불가피한 과정” 해명
산업은행, 기업개선계획 의결 기한 연장

서울시 영등포구 의여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시 영등포구 의여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며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조원 넘게 늘어난 충당부채를 넘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자금 확보 방안 마련이 관건인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사업연도 결산 결과,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운데, 채권단의 경영 상황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오는 4월 11일 예정됐던 채권단 협의회는 기업개선계획 의결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2023년 기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5626억원이라고 밝혔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태영건설 주식 매매거래는 정지됐다. 

태영건설의 자본잠식은 PF사업장들의 예상 결손 및 추가 손실 충당이 반영된 결과다. 우발채무로 분류됐던 PF사업장에 대한 보증채무를 주채무화했으며 PF사업장의 추가 손실에 대한 충당부채 예측분도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다.

지난해말 기준 태영건설의 유동 충당부채는 1조3889억원에 달한다. 2022년말과 비교해 1조2690억원이나 늘어나며 총 부채가 5조8430억원까지 늘어났다. 우발채무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부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상황이지만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나 금액은 불확실하지만 의무가 있고 유출될 소지가 매우 큰 금액 추정이 가능한 부채다.

태영건설은 자본잠식에 대해 “워크아웃 상환과 맞물린 불가피한 과정”이라며 “기업개선계획이 수립되면 출자전환 등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급공사 및 PF가 없는 사업에서는 여전히 견실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수년치의 PF 현장 손실 가능성을 반영하다보니 부채가 많아졌지만 출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태영그룹 차원에서도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회계법인 실사가 생각보다 기간이 걸리는 것 같다. 자본 확충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이 마련돼 워크아웃을 신속히 졸업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영그룹은 현재 자구책의 일환으로 계열사인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은 SBS 주식에 대해서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3일 “태영건설이 공시한 내용은 태영건설의 실사법인이 진행하는 실사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회계 결산한 것”이라며 “(자본잠식은)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워크아웃의 정상적인 진행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사 결과를 토대로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확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의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실사법인이 추가적인 시간을 요청하고 있다. PF사업장의 다양한 여건을 감안할 때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채권자 협의회는 워크아웃 개시 이후 3개월 뒤는 4월 11일에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하는 일정이었으나 1개월 내에서 의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바, 연장이 가능한 기한 내에 기업개선계획을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향후 일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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