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투데이신문 사진 편집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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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투데이신문 정치부】2018년 올해 정치권은 6.13 지방선거가 변곡점이 됐다. 이를 전후로 현재도 정계개편을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여소야대에서 정국은 더욱 어수선했으며, 이로 인해 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여소야대 속에서 당리당략에 얽히면서 집권여당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국을 장악하지 못했다. 반면 야당들은 기사회생의 시간을 보냈다.

허익범 특검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첫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허익범 특검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첫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국의 핵이었던 드루킹 특검

친노·친문 파워블로거이면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대표 김동원씨(필명 드루킹)를 비롯한 경공모 회원이자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시작됐다. 드루킹 일당은 지난 3월 정부·여당에 한 인사청탁이 거부되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여론조작 활동 중에 적발됐다. 이후 경찰 조사를 통해 19대 대선 이전부터 조직적인 여론조작을 해왔다는 증거가 확보됐다. 민주당은 선거 브로커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규정하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드루킹은 김경수 현 경남지사를 최종책임자로 지목했다. 이에 야권이 일제히 특검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단식 농성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가 민주당 지지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특검법은 통과됐고, 지선 이후 특검은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이 공모한 것으로 결론 내렸고, 드루킹 일당을 업무방해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지사를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현재 1심 재판 중에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바른정당 유승민 당시 대표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동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바른미래당 당 이미지(PI)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바른정당 유승민 당시 대표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동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바른미래당 당 이미지(PI)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갈라진 통합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분당해 만들어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연말부터 통합론에 불을 지폈고, 바른정당 유승민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지선 승리를 꿈꾸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 일부 호남인사들이 바른미래당으로의 통합을 반대하면서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이로 인해 6.13 지선은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등 5당 체제에서 치러지게 됐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2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2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 강타한 미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을 정치권도 비껴갈 수 없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이후 안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만, 성폭행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특별사면을 받으며 정치활동을 재개하던 정봉주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직전 한 언론사에서 몇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날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보도에 직면했다. 양측의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정 전 의원이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던 호텔 커피숍에 간 신용카드 영수증이 나오면서 정 전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6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추미애 당시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화답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추미애 당시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화답하고 있다. ⓒ뉴시스

정국의 변곡점 된 6.13 지방선거

6.13 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에 총 14명의 당선자를 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51명을 배출했다. 또 보수의 텃밭인 경북 구미에서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판단, 민주당에게 압승을 안겨줬고, 이를 통해 민주당은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됐다. 반면 야당에게 이번 지선은 최악의 선거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경북 지역 2명만 당선됐다.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 재보선과 기초단체장 선거 통틀어 1석도 얻지 못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7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7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안철수·유승민

이번 지선에서의 참패로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축이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유승민 전 공동대표의 2선 후퇴를 맞이했다. 무엇보다 안 전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리며 3위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요구 때문인지 안 전 후보는 결국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유 전 대표 역시 현재 공동대표 자리에 물러난 상태다.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재기한 홍카콜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지선 참패의 책임을 안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잠시 떠났다. 홍 대표가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과연 그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두달 후 돌아왔고, 곧바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를 개국하고, 자신의 싱크탱크를 출범하는 등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 주최로 열린 초월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뉴시스
지난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 주최로 열린 초월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뉴시스

이해찬·김병준·손학규·정동영·이정미 체제로의 재편

지선 이후 각 당들은 큰 변화를 겪었다.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를 선출했다. 친노 핵심 좌장이 당 대표가 되면서 상왕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하면서 새로운 당청관계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계파 갈등이 표출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당협위원장 교체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조강특위 위원으로 위촉됐지만, 김 위원장과의 갈등으로 결국 해촉됐다. 이어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자유한국당은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선 참패 이후 손학규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곧 정체성 문제 등이 불거졌고, 보수대통합이 꾸준하게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이학재 의원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며 손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불거졌다. 평화당은 정동영 대표가 선출된 평화당은 호남 체제로 들어섰고, 지난해 7월 심상정 의원과 고 노회찬 전 의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이정미 대표 체제로 지선을 치른 정의당은 한뼘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에서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헌화를 분향하고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에서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헌화를 분향하고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은 정치권에 충격을 안겼다. 드루킹 사건을 수사하던 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노 전 의원 측에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지난 7월 23일 노 전 의원은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노 전 의원은 유서를 통해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는 내용을 남겼다.

지난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유치원 3법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유치원 3법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립유치원 사태와 유치원 3법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터트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국감스타로 떠올랐다. 박 의원이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사립유치원 비리 감사 결과를 폭로하면서 사립유치원 비리문제는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학부모들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고,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이에 박용진 3법으로도 불리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26일 현재까지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연내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가 지난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를 위한 야3당 농성 해단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평화당 정동영,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뉴시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가 지난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를 위한 야3당 농성 해단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평화당 정동영,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뉴시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향방은

2019년 예산안 심사 도중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예산안 처리와 선거법 개정을 연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함께 예산안을 처리했고, 정국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야3당은 양당을 규탄하며 농성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단식 농성에,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그러다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내년 1월에 선거법 개정을 개정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여야는 선거법 개정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법 개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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