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선사 유죄 판결 의미 있지만 집행유예는 허탈”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선사 유죄 판결 의미 있지만 집행유예는 허탈”
  • 김태규 기자
  • 승인 2020.02.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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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스텔라데이지호 선사(폴라리스쉬핑) 유죄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
스텔라데이지호 가족·시민대책위원회 허경주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선사(폴라리스쉬핑) 유죄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시민대책위원회 허경주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선사(폴라리스쉬핑) 유죄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지난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와 관련해 선사 폴라리스쉬핑의 김완중 대표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0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폴라리스쉬핑) 유죄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세월호 참사로 개정된 선박안전법 위반에 대한 첫 유죄 판결로 역사적 의의가 있다”면서도 “공소사실 중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판결된 세부 내용은 매우 허탈하다”고 말했다.

전날 부산지법 제5형사부(부장판사 권기철)는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완중 대표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폴라리스쉬핑 법인에는 15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부산해사본부장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스텔라데이지호 공무감독 변모씨와 스텔라유니콘호 공무감독 박모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허재용 2항사의 누나인 대책위 허경주 공동대표는 “이번 유죄판결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박안전법 개정을 이끌어낸 세월호 가족들의 공”이라며 “재판부가 폴라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 등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개정 취지에 반하지 않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판결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김 대표에게 징역 4년과 3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으나, 이에 비해 대폭 감형된 판결이라는 것이다.

허 공동대표는 “재판부는 ‘결함 미신고’ 혐의만 유죄로 판결했고, ‘복원성 유지 위반’과 ‘선박검사 거짓 수검’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며 “결함을 미신고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선박 결함을 자체적으로 수리했다고 해 감형 사유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 대표의 감형 사유로 △선박 결함을 보고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리한 점 △과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들었다.

선박안전법 제74조 제2항은 ‘선박 결함을 신고 받은 경우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에게 즉시 사실을 확인하도록 해야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3항은 ‘결함 내용이 중대해 항해에 계속 사용하는 것이 해당 선박 및 승선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정될 때까지 출항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대책위는 “선박 결함을 확인해 운항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해수부 장관에게 있다”며 “결함을 미신고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김 대표가 선박 결함을 자체적으로 수리했다는 이유로 감형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선박검사 거짓 수검의 피고인을 스텔라데이지호 공무감독 변모씨로 특정했는데, 재판부는 거짓 수검의 주체를 김 대표라고 판단했다”며 “재판부는 거짓 수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검찰 측 공소내용의 잘못으로 무죄 판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책위는 2차 심해수색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1차 심해수색 결과 선박을 발견한 것 외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해 국회에서도 여·야 5당 합동공청회를 통해 2차 심해수색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정부예산안에는 2차 심해수색 예산이 전액 삭감돼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지난 1월 17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해 승소해 고(故) 유병언 회장의 구상 의무를 상속한 자녀들에게 총 17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며 “선례가 생긴만큼 국가가 침몰원인을 밝히고 유해수습을 위한 2차 심해수색 비용을 선지급한 뒤 폴라리스쉬핑과 김 대표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과 영석 엄마 권미화씨, 시은 엄마 윤경희씨, 지혜 엄마 이정숙씨 등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개정된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며 “이번 판결은 참사의 재발을 조장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항해를 강요한 것은 살인”이라며 “사고 후에도 사람을 구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폴라리스 쉬핑과 김완중 대표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난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며 실종선원 가족들의 염원을 짓뭉개는 공무원들과 그런 자들을 정부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외교부, 청와대는 이제라도 남대서양 아래에 버림받은 우리 국민들을 모두 모셔오라”며 2차 심해수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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