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경영권 분쟁 고리 끊어내고자 한다”
이상한 교수 사외이사 선임 시 대표직 사임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한국테크놀로지그룹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타이어 오너 형제간 경영권 분쟁 국면이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 사임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대표는 24일 법류대리인을 통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는 의사가 담긴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조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고려대학교 이한상 교수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면서 이 교수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최근까지 우리 회사가 여러 가지 이유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핵심 경영진이 형사법정을 오가고, 사명 변경을 두고 중소기업과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 대주주들이 일치단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대표이사이자 대주주 중 한 명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한상 교수님을 우리회사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모시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도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한다”고 사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보다 일사불란하고 기민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싣고, 이한상 교수님과 같은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빠르고 정확한 리스크 관리와 기업 거버넌스 부분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준다면 회사 성장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한국앤컴퍼니그룹 대표이사에 취임한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교수 선임 절차 마무리라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사임의사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만큼 조현범 사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두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지난해 6월 조현범 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보유한 전체 지분 23.59%를 양도받아 그룹 최대주주(42.9%)로 올라서면서 촉발됐다. 현재 장남인 조 대표의 지분은 19.32%다. 이어 차녀인 조희원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현범 사장에 대한 지분 양도와 후계자 지목이 조 회장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이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여기에 조현식 대표도 참가인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법정 분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조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조희경 이사장과의 반(反) 조현범 연대 동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참여와 관련해 조현범 사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의도로 해석될 수 있어 조 대표 사임이 곧 경영권 분쟁 마무리로 속단하기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교수가 조현식 대표의 대리인으로 경영권 분쟁 상황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절대 아니다. 조 대표도 그런 의미로 이러한 제안을 하지 않았고, 만약 그런 제안이었다면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 대표는 본인 혹은 일부 특정주주를 위해 일하는 대리인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주주 모두를 위해 회사에 최고 최선의 결정을 통해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의 독립성을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주총은 3월말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주총에서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 상정 여부는 오는 25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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