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지난해 물류창고 화재로 수십명의 희생자를 낳은 한익스프레스가 시민단체 선정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등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8일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순위를 발표했다.
캠페인단은 노동자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2006년부터 매해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 선정 기준은 산재사망사고를 정리한 ‘2020년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기초로 했다. 더불어 현장 주소지 검색 등으로 하청 노동자 사망 사건의 원청 기업을 확인하고, 이를 원청의 산재사고로 합산했다.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에는 한익스프레스가 선정됐다.
지난해 4월 29일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38명의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는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줄이고자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강요하고, 결로현상을 해결한다는 이유로 위급한 상황에서 현장을 벗어날 수 있는 대피로를 막는 등 참사를 크게 키운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관련 1심 재판에서 발주 책임이 있는 한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금고형을 받고, 이마저도 집행유예에 그쳤다.
캠페인단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이용해 발주처로서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챙임을 방기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공동 2위는 오뚜기물류서비스와 포스코가, 공동 4위는 GS건설·창성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뒤이어 SK건설·금호산업·두산건설·대우건설·오렌지엔지니어링·현대엘리베이터가 공동 8위에 올랐다.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은 쿠팡이 수여했다.
쿠팡에서는 지난해만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했고, 그해 산재신청 건수만 239건에 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은 방한복이 부족해 서로 돌려 입고 거리두기도, 방역수칙도 전혀 지쳐지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다 가족 포함 152명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는 사례도 있었다.
캠페인단은 “그럼에도 쿠팡은 노동자를 탓하고, 과로사 문제를 보도한 언론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청구했다. 더불어 한국경영자총협회에 가입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근거한 최고 책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자문을 받기로 하는 등 파렴치한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8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전년 대비 27명 더 많이 발생했다. 사망자의 80%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소속 노동자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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