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개월만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남북 수장이 친서 교환하며 대화 재개
한미훈련, 코로나19 핑계로 중단이나 축소
북미대화, 여전히 쉽지 않을 가능성 높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북한이 차단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1년 1개월만에 지난 27일 복원됐다. 이번 복원으로 인해 그동안 끊어졌던 남북 대화가 다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임기말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어떤 식의 대북 정책을 구사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인지 그리고 오는 8월 예정된 한미군사훈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변화와 복잡함이 얽혀질 것으로 예측된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끊어진지 1년 1개월 만에 복원됐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는 등 북한은 완강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이다. 단순히 남북 통신선이 복원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통신연락선이 복원되기까지 남북 수장이 친서 교환을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단순히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차원이었다면 후속 대책 등이 과연 발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불투명하지만 남북 수장이 친서를 교환했다는 점에서 후속 대책 마련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친서 교환 담은 의미

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은 그동안 끊어진 남북대화를 잇겠다는 의지를 남북 수장이 모두 보여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북은 지난 4월부터 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을 동시에 언급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교감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매우 높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2018년 이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남북 대화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이번 남북 통신연락선의 복원으로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우리 정부로서는 임기말에 남북 대화의 진전 성과를 보여야 하며, 북한으로서는 식량난이나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해서 남북 대화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친서 내용이 코로나와 폭우 상황에 대해 조기 극복과 위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만나서 한반도 현황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올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는 방식을 취하거나 화면을 통한 비대면 남북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말에 남북정상회담을 열어서 다음 정부가 보수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남북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북미 대화 가능성도

이같은 남북 통신연락선의 복원으로 인해 북미대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통신선 복구에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외교·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이날 한미동맹재단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북한과의 소통과 대화를 지지한다”고 말했고,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스틴 국방장관도 때마침 “대화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즉,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북미대화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의 방중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셔먼 부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왕이 외교부장 등과 회담을 하면서 미중 간 협력 현안에 북한을 적시했다.

중국이 북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이 인지하고 중국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귀뜸을 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중국에 한반도 정책에 대해 미국이 협조를 요청했거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무조건 대화 거부로 나아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이 북미대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락선 복원이 훈련과 무관하다지만

북한은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한미훈련은 한국 정부와 질병관리청의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한미연합훈련과 통신선 복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지침’을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한다고 발표를 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단하거나 축소한다는 발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다음달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나 중단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속내는 ‘북미대화 재개’이지만 명분은 ‘코로나19’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이 인권을 내세워 북한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의 인권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가 북미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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