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재 지음│388쪽│145*215│1만7000원│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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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분은 조연으로 시작해 짧지만 불꽃같은 화려한 주인공의 삶을 살다 비극적으로 마감한, 영화 같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비록 20년을 못 채운 채 허무하게 퇴장했지만, 박가분이 우리나라 화장품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최초로 등록된 화장품이자 상표였을 뿐 아니라 차별화된 패키지디자인을 도입해서 화장품의 공산품 시대를 열기도 했다. 외국 브랜드들과 겨루면서 화장품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공로 역시 인정해야 할 것이다.

27쪽, 1부 〈1장 조연에서 주연이 된 최초의 화장품: 박가분〉 중에서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한국의 대표 제품인 ‘활명수’, ‘박카스’, ‘진로’, ‘새우깡’, ‘도루코’, ‘모나미’ 등이 어떤 역사를 거쳐 인기 있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상세하게 담은 책 <히트의 탄생>이 출간됐다.

이 책은 1890~1970년대 사이에 탄생한 주요 히트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하며 각 브랜드의 변천사뿐 아니라 각 기업들의 노력과 시도, 경쟁, 마케팅 등 대중의 욕구에 맞춰 고군분투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책의 저자인 유승재 작가는 네이버에서 10여 년을 마케팅센터장으로 일했으며 브랜딩과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총괄했다. 또한 네이버 근무 후에는 국내 최초 비디오커머스 우먼스톡의 공동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소셜크리에이터 플랫폼 제공 기업 OGQ에서 콘텐츠 마켓의 국내외 확장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던 유 작가는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과정 중 <대한민국 브랜드 100년사>라는 글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브랜드의 근대사를 정리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는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에 둘러싸여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보다 소멸한 브랜드가 더 많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 이름이 아니라 그 얼굴은 물론 의미와 경험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생명체나 다름없다”며 “급변하는 소비자의 욕구, 산업과 기술 환경에 따라 변화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정체된 브랜드가 되어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과거의 것을 현재에 맞춰 해석해 재창조하는 분위기가 주목받고 있다. 또 과거에는 서양의 산업기술과 상품을 받아들이고 적용해왔다면 이제는 거꾸로 우리의 생활모습과 가치관, 사고방식 등이 투영된 상품과 브랜드가 세계에 뻗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출판사 관계자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한국의 히트 상품과 브랜드는 외세에 의한 굴욕적인 개항, 제국주의 식민지배, 동족 간 전쟁 등 100여 년 남짓한 시간 동안 겪었던 숱한 부침의 순간들을 반영한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이처럼 역동적인 변천사를 거쳐 인기 반열에 오른 브랜드의 역사를 알고 나면 평범해보였던 제품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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