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신문 윤철순 정치부 부장
△ 투데이신문 윤철순 정치부 부장

집권여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외부인재 영입1호’였던 조동연 서경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지 이틀 만에 자신을 둘러싼 혼외자 논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조 교수는 지난 5일 저녁 법률대리인인 민주당 선대위 양태정 법률지원 부단장(변호사)을 통해 “성폭력으로 인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됐다”는 참담한 내용을 전하며 자녀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양 부단장은 “조 전 위원장은 2010년 8월경 제3자의 끔찍한 성폭력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폐쇄적인 군 내부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 가족의 병환 등으로 인해 외부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는 조 교수의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 교수는 지난달 30일 30대 ‘워킹맘’이자 군사·우주 산업 전문가로 발탁돼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했지만, 전 남편과의 결혼생활 과정에서 혼외자를 낳았고 이로 인해 이혼했다는 의혹으로 위촉 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송영길 대표와 함께 선대위를 이끌어나갈 책임자로 선택됐지만, 일부 언론과 극우 유튜브 채널의 무차별적인 사생활 폭로가 이어지자 “가족을 힘들게 할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났던 것이다.

이번 사태는 ‘대선승리에만 몰두한 민주당이,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과 함께 ‘공인에 대한 사생활 검증을 어느 선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이후 많은 언론 등이 민주당과 조 교수를 싸잡아 비난하며 미숙한 검증시스템과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집권당이 ‘가짜뉴스’ 남발로 국민을 기만하며 논점을 흐려 선거승리에만 목을 맨다 열을 올렸고, 조 교수의 거짓말을 비난했다.

이들은 조 교수의 평판이나 세평 같은 기본 검증만 거쳤어도 이런 사단은 없었을 것이라며 영입 과정 문제를 지적하고, 정치 경험이 전무한 조 교수가 10년 전 문제로 파문이 일 수 있었음을 예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SNS에 “거짓말로 아이의 아버지를 바꿔치기한 일이 공적 영역과 무관한 사생활이라며 사퇴할 일이 아니라고 감싸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문제의 본질은 불륜이나 혼외자가 아니라 거짓으로 속여 아이의 아버지를 바꿔치기했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 평론가는 조 교수의 입장문이 나온 즉시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그 설명에 대해 여러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그런 얘기를 거짓으로 꾸며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제 판단”이라며 서둘러 사과하고 글을 내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실이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는 의견을 SNS에 남겼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교수는 게시글 삭제 후 “방금 올린 글 취소한다. 그 판단은 내가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주제를 넘었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검증을 빌미로 한사람의 인생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무자비하게 짓밟으며 인격 살해를 서슴지 않는 극우 유튜버들의 파괴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 교수의 혼외자 논란을 처음 제기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조 교수 자녀의 눈만 가린 얼굴사진과 함께 이름, 생년월일 등을 공개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들은 조 교수가 영입된 날인 지난달 30일 “(조동연 관련 폭로가) 100% 팩트임을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고소한다는데, 한번 고소해보라”며 “계속 부인하면 DNA 결과 보고서(도) 공개하겠다”고 폭로했었다.

가세연 방송진행자 강용석 변호사는 조 교수의 입장문을 접한 후에도 “민주당은 도대체 ‘가세연’을 얼마나 바보로 알면 이런 입장문을 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 이름으로 내고 있는지”라며 “앞으로 조동연 님 강간범이 누군지 밝히는데 인생을 바치기로 작심했다”고 비꼬았다.

반성은커녕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겠다는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는 6일 오전 유튜브채널을 통해 “언젠가 공개될 녹취에는 조동연이 ‘끝까지 남편을 속이려했던 뻔뻔한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난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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