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2022년 임인년이 밝았다. 올해는 조금 괜찮아지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매일 아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확인하지만 아직 어림도 없다.

4차 접종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적잖은 백신 후유증을 겪은 기자로서는 추가 접종이 매우 망설여진다. 2차 접종 후 약 한 달간 심장 두근거림과 신경계 이상증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20대 남성들에게 종종 발병한다는 심근염, 심낭염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근염과 심낭염은 각각 심장근육과 심장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치명률은 낮지만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심근염이 발생할 확률은 5만명 당 1명꼴로 10대 청소년과 젊은 남성들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심근염이 발생해도 대다수는 경미한 증상이며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럽국가는 모더나 백신이 심근염, 심낭염 발생 확률이 높아 30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접종을 제한한 바 있다. 미국과 프랑스, 폴란드, 스웨덴 등에서도 백신 접종 후 심장질환 부작용 보고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에 대해 의사는 “백신접종을 통해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국가에서 인정한 부작용 외에는 인과성 판단이 어려워 국가보상을 받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선택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셈이다. 백신을 맞고 특이 증상이 발생했다고 호소해도 정부의 기준이 아니면 부작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기자가 만난 백신 피해 호소자 중에서는 정부로부터 인과성 없음을 판결을 받았지만 뒤늦게 인과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돼 평가기준이 번복된 경우도 있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고, 모호한 평가 기준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기자뿐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현장에서 환자를 만나는 의사들은 더하다. 취재 차 만난 여러 전문의들도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백신때문에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암에 걸리거나 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부터 정부가 손쉽게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백신을 사용한다는 등 백신 부작용과 접종 필요성, 효능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모든 의약품이 그러하듯 백신 또한 부작용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백신을 맞는 게 스스로의 건강과 공동체의 보호를 위한 길임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부작용 호소자와 미접종자에 대한 배려나 소통, 지원을 찾기 어려운 정부를 믿고 백신을 선뜻 맞을 수 있을까.

정부는 백신 접종만이 코로나19 종식을 향해 가는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백신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불안과 우울로 뒤범벅된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적 백신’이 먼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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