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전파력 높고 회피력 강해 조심해야
백신효과가 떨어지면 돌파감염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들 의견 채택 안 돼…거리두기 결국 실패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식 음압 카트로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벌써 700여일이 지났다. 그 사이 누적 사망자는 5000명을 돌파했고, 누적 확진자는 60만명에 육박한다.

예상했던 국내 코로나19의 종식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더 지체되며 사람들은 점차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일상회복을 위해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면 다시 코로나19는 확산세를 보여 거리두기 강화로 선회,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49) 학술위원장은 2007년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제45회 미국감염학회에서 ‘국제젊은연구자상’을 받은 인물로 그의 의학 능력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미국감염학회는 감염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며 탁월한 연구 업적을 발표한 40세 이하의 연구자에게 이 같은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후 신 학술위원장은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등재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국내 감염내과전문의 최초로 국제여행의학인증의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관으로도 역임했다.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에서 학술위원장으로 소속돼 있는 그는 여러 미디어에 출연해 코로나19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현 시국에 대해 “기존 항체 효과가 떨어져서 돌파감염이 발생한다”며 “독감 백신을 맞는 것처럼 코로나19 백신도 매년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젊은 사람들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일부는 심각한 후유증에 걸리게 된다”며 “큰 일은 백신을 안 맞으면 일어난다”고 백신 효능에 대한 의심을 거둘 것을 제언했다.

본보는 지난 15일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의학연구소에서 신 위원장을 만나 코로나19 상황과 국내 방역정책, 백신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KMI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전문의 신상엽 학술위원장. ⓒ투데이신문<br>
KMI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전문의 신상엽 학술위원장. ⓒ투데이신문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의학연구소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를 맡고 있는 신상엽 학술위원장입니다.

Q. 12월 15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예상했던 수치보다는 낮게 나왔습니다. 최근 들어 3000명, 4000명, 5000명 1주마다 1.3배 정도 상승하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오늘이 ‘역대최다’라고는 하지만 9000명까지도 예상했기 때문에 예측한 수치보다는 적게 나왔습니다. 여전히 확산세이지만 확산속도는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유행이 확산되는 이유는 확산요소가 통제요소를 이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제요소는 거리두기입니다. 거리두기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부에서 실시하는 사적모임제한,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교제한 등이 있고 나머지는 개인적 거리두기로 예방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입니다. 개인적 거리두기에서 핵심은 백신접종인데 백신을 미리 접종한 사람들의 백신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통제요소가 불안해 지면서 유행이 되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국민들의 이동량이 줄어듦에 따라 확산세가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정책적인 요소보다 위험요소를 느끼고 국민들 개개인이 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Q. 오미크론, 조심해야 할까요.

당연합니다. 영국 같은 경우는 이미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말에는 백만 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델타와 경합을 이룰 정도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미 우세종이 됐습니다. WHO에서는 이미 전 세계에 다 퍼져 있기 때문에 입국금지는 의미가 없다며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습니다. 대개 전파력이 높다고 해서 치명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치명률이 높으면 오히려 감염이 된 숙주를 죽이게 되니 생존에도 유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오미크론이 확실히 델타보다 전파력은 강하고 회피력도 높아 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돌파감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존의 항체 효과가 떨어져서입니다. 우리가 백신접종을 하게 되면 몸 안에서 항체가 만들어집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오게 되면 항체가 이를 무력화 시켜 방어하게 됩니다. 결국 그 바이러스는 생존하지 못해 곧 죽게 되죠. 이를 체액성 면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또 한 가지의 면역이 있습니다. 세포성 면역입니다. 우리가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하게 되면 우리 몸의 세포들이 기억을 하게 되고 코로나19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들어오게 되면 세포가 직접 가서 바이러스를 죽입니다. 백신접종으로 인한 항체생성도 중요하지만 세포성 면역을 통해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합니다. 그럼 아무리 변종이 오고 회피성이 있는 오미크론과 코로나19에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위중증이나 사망까지 가지 않게 됩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수도권 학교 등에서 등교·원격수업 병행이 시작돼 서울 성북구 장위중학교에서 선생님이 2학년 과학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br>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수도권 학교 등에서 등교·원격수업 병행이 시작돼 서울 성북구 장위중학교에서 선생님이 2학년 과학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Q. 부스터샷을 꼭 맞아야 할까요.

독감백신을 매년 맞지 않습니까. 독감의 효과는 길어야 6개월, 짧으면 4개월입니다. 만약 독감이 연중무휴 유행한다면 6개월마다 재접종을 했겠죠. 근데 독감은 겨울철에만 유행하다 보니 한 번만 접종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시사철 유행하다 보니까 효과가 떨어지면 또 접종해야 하고 추가접종을 통해 방어력을 길러야 하는 겁니다. 변이가 생기면 변이에 맞춰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죠.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방어가 안 돼요. 세포성 면역이 있어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부족합니다. 백신은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위중증으로 갈 가능성을 굉장히 낮게 해줍니다.

Q.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2개월 된 아기에게 국가 예방 접종을 진행합니다. 추가로 선택 접종도 이루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보통은 복합제형의 형태가 많지만 한꺼번에 4군데 이상 부위에 많게는 8가지 종류의 백신이 한 번에 접종됩니다. 물론 그 이후 나이대에도 여러개의 접종이 한꺼번에 진행됩니다. 사실 그 백신들 중에는 과거에는 코로나19보다 더 이슈가 되었던 백신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소아들이 한꺼번에 여러개 백신을 한꺼번에 맞아도 아기에게 중증 부작용이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코로나19백신은 이미 선진국의 경우 5세 이상 소아 청소년 접종률이 80% 이상인 곳도 많습니다. 접종 과정에서 이상반응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 심근염 심낭염 그리고 어떤 백신을 맞아도 나타날 수 있는 아낙필락시스 이외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기존에 소아청소년에 접종되고 있는 백신들의 부작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성인에서의 코로나19백신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1년 이상 접종되면서 백신과 인과성이 있는 부작용들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상태로 그런 부작용에 유의하면서 접종을 진행하면 됩니다. 

KMI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전문의 신상엽 학술위원장. ⓒ투데이신문<br>
KMI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전문의 신상엽 학술위원장. ⓒ투데이신문

Q.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계적 일상회복에서 확진자수 증가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너무 급격하게 확진자 수가 늘면 의료 시스템과 방역 당국의 부하가 걸리게 되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지속될 수 없게 됩니다. 이를 고려해 정부에서 급격한 확진자 수 증가를 막기 위해서 안전판으로 내세웠던 것이 2가지입니다. 첫째는 말 그대로 ‘단계적’으로 하겠다, 즉 천천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빗장을 풀겠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은 ‘방역 패스’를 도입해서 관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단계적 거리두기가 실제 적용된 상황을 보면 1, 2,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풀겠다고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1, 2, 3단계가 거의 한꺼번에 풀리면서 대부분의 제한이 풀렸습니다. 방역 패스를 통해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거의 전 인구를 대상으로 식당 카페를 포함한 광범위한 다중이용시설에 방역 패스가 적용되고 있는 해외와는 달리 우리는 소아 청소년은 방역 패스에서 제외됐고 방역 패스 대상 기관도 매우 한정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에 방역 패스 도입을 통한 유행 통제가 실효성이 떨어졌던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백신 접종이 가장 먼저 진행됐던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백신 효과가 떨어지면서 확진자 수 증가 뿐 아니라 위중증환자의 증가가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런 위중증환자에 대한 대비도 충분치 못했기 때문에 위중증환자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결국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고 방역 패스의 대상과 범위를 점차로 늘리면서 위중증환자의 치료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상황에서 지금의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입니다.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기존에 백신 기본 접종을 완료하신 분들 중에서 4개월 정도가 지나면 백신 효과가 현격히 떨어지면서 돌파감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백신의 방어벽을 다시 강화시키기 위한 3차 접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한 달 정도의 시간은 필요한데 그동안은 전 국민이 힘들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역 패스를 통한 관리, 위중증환자 치료 시스템 보완을 해가면서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소아·청소년 백신접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원래 소아·청소년과 고령층은 우선 접종대상자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정말로 소아 청소년 전면등교를 교육 당국이 원했다면 소아 청소년 백신 접종부터 해야 안전한 전면등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소아 청소년 백신 접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됐고 그 결과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가 성인보다 소아 청소년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결국 정부에서는 소아 청소년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소아 청소년 집단 감염이 주로 발생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패스 적용을 검토하게 된 상황입니다. 관련 조치들이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정부에서 생각한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잘 설명하고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 현재 정부의 방역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예전에는 각종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지만 이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계적 거리두기를 하면 안 된다고 했었고, 자영업자들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거리두기도 실패하고 자영업자 지원도 늦어버렸습니다. 연말연시가 자영업자들에겐 대목인데 지금 다 놓치게 생겼잖아요. 다 멈추고 백신접종 시키고 효과가 나타날 때쯤부터 영업을 풀었으면 연말 경기를 살리고 자영업자 피해를 줄였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만 독감과 같이 주기적으로 백신을 맞으면서 크게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백신접종과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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