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회장, 롯데홀딩스 주총 앞두고 경영복귀 시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해임 및 본인 이사 선임 요청

왼쪽부터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20년 1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를 지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왼쪽부터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20년 1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를 지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졌던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 복귀 시도에 나서면서 롯데가 ‘형제의 난’이 다시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본인의 이사 선임과 동생인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담긴 주주제안서와 사전질의서를 제출했다.

신동주 회장은 질문서에서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회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매출 감소로 지난해 설립 이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한국 자회사에서는 인력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신 회장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자회사에서 배당과 임원 보수 명목으로 거액의 보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중국 사업의 실패에 대해 짚으며 “중국 사업의 중대한 실패로 인해 롯데홀딩스는 최근 몇 년간 연결 결산에서 수천억엔의 감손 손실을 입었고 기업 가치도 크게 훼손됐다. 신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지급된 보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환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신동빈 회장이 2019년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평판‧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점과 대표이사 취임 이후 경영성과가 부진한 점 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주주제안에는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부적절한 인물의 이사 취임을 방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이사의 결격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책임경영을 위해 롯데홀딩스에 사전 질의서를 전달하고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직접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질의서에는 ▲시가총액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훼손에 대한 책임 ▲롯데쇼핑 실적 저조에 대한 책임 ▲그룹회사에 대한 거버넌스 수행 ▲신동빈 회장의 과도한 이사 겸임 ▲신동빈 회장의 유죄판결에 대한 책임 ▲신동빈 회장의 고액 보수 ▲신동빈 회장에게 보수를 반환하게 할 것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방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응 등이 담겼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의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 롯데의 경영 악화로 롯데홀딩스의 기업가치가 훼손된 가운데 경영 감시 기능이 결여된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신 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년간 이어져 온 롯데가 ‘형제의 난’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5년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이후 매년 6월 말 롯데홀딩스 주총에 앞서 자신의 경영 복귀 안건이나 신동빈 회장 해임 안건을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준법 경영 위반으로 해임된 후 7번의 주총에서 복귀를 시도했지만 부결됐다”며 “법원에서도 신 전 부회장의 준법 경영 문제와 윤리의식 결여를 인정해 회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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