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억 줄었지만 역대 최대 규모
박원순·조희연 사업들 대폭 삭감
김어준 TBS 출연금 180억 싹둑
오 시장 역점사업은 되레 증가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2023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2023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47조원이 편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1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5588억원이 줄어든 12조3227억원이 확정됐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93명이 참석한 가운데 47조1905억원의 ‘2023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가결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70명, 반대 15명, 기권 8명이다.

이날 가결된 예산안은 당초 시가 제출한 47조2052억원 보다 147억원이 줄었다. 그러나 올 본예산(44조2190억원) 보다는 2조9715억원(6.7%)이 더 늘었다.

앞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전날(15일) 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수정, 통과시켰다. 시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7228억원을 증액하고 7375억원을 감액해 총 147억원 줄어든 47조1905억원의 수정안을 본회의로 넘겼다.

본회의에서는 예결위가 제출한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내년도 예산은 교통방송(TBS)과 서울사회서비스원 등 일부 투자출연기관 예산과 마을공동체 사업 등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TBS 출연금은 서울시가 제출한 232억원이 모두 반영됐다. 이는 올해보다 88억원(27.4%) 줄어든 규모다. 앞서 TBS는 내년도 출연금으로 412억원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180억원을 삭감해 반영했다.

돌봄서비스 전담 기관인 서울사회서비스원 출연금도 100억원 감액된 68억원만 통과됐다. 서울시립대 운영 지원 예산도 100억원이 삭감돼 476억원으로 확정됐다.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서울형 주민자치 활동지원 사업’은 올해 50억원이 편성됐지만, 내년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자치회관 운영 및 주민자치 활성화 지원 사업’만 5억2885만원 편성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 편성액 대비 90% 삭감된 결과다.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서울시가 올해로 위탁 계약을 종료하면서 관련 예산도 사라졌다.

다만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된 노동 분야 민간위탁 예산들은 일부 복원됐다.

전태일기념관 운영 예산은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 12억원에서 전액 삭감됐으나, 일부 증액돼 6억7000만원으로 편성됐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30억7000만원이 모두 삭감됐지만, 예결위에서 24억7000만원이 살아났다. 강북노동자복지관은 3억4000만원이 삭감됐다가 2억4000만원이 되살아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 참석하며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 참석하며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 시장 역점사업 예산은 늘어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사업은 삭감분이 복원되거나 시 제출안보다 오히려 늘었다.

상임위에서 삭감됐던 서울항 조성(6억원)과 서울형 헬스케어(270억원) 등은 복원됐다. 뷰티도시서울 추진(49억원), 수변감성도시 조성 67억원, 책읽는 서울광장 27억원 등의 예산도 확정됐다.

약자와의 동행 4억4500만원, 메타버스 서울 18억400만원, 취업사관학교 15억원,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조성 7억5000만원, 반지하 지원 8억원, 세운상가 재생 6억원 등은 시 제출안보다 증액된 금액이다.

특히, 이날 통과된 내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당초 교육청이 제출한 예산보다 5688억원이 삭감됐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초 12조8915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시의회는 12조3227억원을 확정했다.

교육청 예산 세부 내용을 보면, 공공요금과 물가 인상 등에 따라 조정되는 경비인 학교 기본운영비 증액분이 1829억원 줄었다. 또 공영형 유치원 운영지원, 우리가 꿈꾸는 교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운영과 혁신학교 지원 사업 등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시의회가 삭감한 예산에는 조희연 교육감이 추진해 온 교육청 역점사업이 포함됐다. 삭감된 내용은 학교기본운영비 1829억원, 전자칠판 보급 1509억원, 교육용 태블릿PC 디벗 보급 923억원, 혁신교육지구 165억원, 공영형사립유치원 지원금 20억원, 교육후견인 예산 4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생태전환교육, 학생 인권증진 등 시 교육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던 사업들이 줄줄이 감액됐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부결됐고 예산 삭감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 힘 의원들이 통과시켰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112석 중 7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앞서, 교육단체들은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알고 “혁신학교 지원 사업 예산 삭감 등으로 교육 활동의 위축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시의회에 출석한 조 교육감은 “저는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교육감으로서 입장이 다른 분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왔다”며 “역지사지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내년에 펼쳐질 서울 교육 풍경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학부모들과 시민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은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은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서울을 '동행·매력 특별시'로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의 세금으로 마련된 귀중한 재원이 꼭 필요한 사업에 적기에 쓰이도록 시의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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