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제1야당 대표 검찰 소환조사
李, “검찰 왜곡·조작 상상 초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검찰, 부정청탁 후원금유치 판단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제3자 뇌물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도착했다.

검정색 코트에 파란 넥타이 차림을 한 이 대표는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려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정청래 최고위원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검찰청사 현관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이른 아침부터 검찰청사 앞에서 피켓을 흔들며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이 대표 측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모습을 보이자 열렬하게 환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대표 뒤를 따라 청사 앞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에 서 있다”며 “(검찰의 이번) 소환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며 “검찰의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 아닌 이미 수년간 수사해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사건을 만들고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시민 세금을 아낀 일이 비난받을 일인가”라며 “성남시 소유고, 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남 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하면 성남시, 성남 시민들한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이걸 (검찰이) 모를 리가 있겠나. 그런데도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이상한 논리는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조작수사, 표적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히 정치검찰에 맞서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10일 오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0일 오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조사 늦은 밤까지 이어질 듯

현재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관련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2018년경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게 골자다.

이 대표가 기업의 당면 현안을 해결해주는 등 부정한 청탁으로 후원금을 유치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성남FC에 후원금 50억여 원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두산건설 전 대표 A씨 등을 먼저 기소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검찰은 이날 기업을 조사한 결과와 그동안 압수수색 등을 토대로 확보한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이 대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압박 내용이나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업들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성남시로부터 후원금 압박을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 대표 조사는 이날 늦은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성남지청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이 대표 측 지지자 400여명과 검찰 측 수사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300여명이 몰려 맞불 집회를 펼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