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기자회견

“아빠 성만큼이나 엄마 성 사용 자연스럽길”
기획자 “변화한 세상도 결코 나쁘지 않을 것”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투데이신문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시민들이 자신의 성본을 어머니의 것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는 8일 참여자 40여명이 각자의 관할 가정법원에 ‘성본 변경허가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엄마 성을 쓰고 싶은 어른들이 모여 스스로의 성본 변경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실제 청구 신청자를 포함해 총 142명이 함께 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준영씨는 “현재 대한민국은 부성우선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 호주제가 폐지 됐음에도 여전히 엄마 성을 쓰는 이가 적은 것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고 운을 뗐다.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김준영 기획자(가운데)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김준영 기획자(가운데)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그는 “성본변경 청구를 하더라도 주로 이혼이나 재혼 가정의 미성년자녀의 경우에 한해 허가가 되는 경우가 많아 성인이 스스로 청구하는 경우는 허가 사례가 드물다”고 후술했다.

김씨는 “혹자는 ‘성이 뭐 그리 중요하기에 그러냐’, ‘엄마 성으로 바꿔도 그것은 곧 외할아버지 성이 아니냐’고 물을 지 모른다”면서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차피 남자의 성인 것을 잘 알지만, 시작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 또한 성본 변경 청구 당사자로 함께 했다. 청구 배경에 대해 그는 “아이가 생긴다면 엄마인 내 성을 주고 싶은데, 주변에서 우려의 반응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이를 위해) 세상에 엄마 성 쓰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만들어두고 싶어 스스로의 성본 변경을 청구한다”면서 “아빠 성만큼이나 엄마 성을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또한 성본변경 청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아직 변화가 낯설고 두려운 분들도 우리가 만들어가는 변화를 지켜봐달라”며 “변화한 세상도 결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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