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거리·쪽방 등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더 이상 선거의 배경이기를 거부한다”
“주권자이자 하나의 세력으로 나설 것”
공공주택 사업·거리 홈리스 지원 요구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 쪽방촌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거리·쪽방 등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투데이신문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 쪽방촌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거리·쪽방 등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쪽방촌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주거권 보장을 촉구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쪽방촌을 찾아와 공약을 쏟아내지만, 정작 실천한 이는 없다는 비판이다.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주민모임 등 15개 단체로 이뤄진 ‘2024홈리스주거팀’은 1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적정 거처에서 생활하는 홈리스(Homeless)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단체는 “총선과 같은 굵직한 정치 일정이 있을 때마다 정치세력들은 쪽방, 거리 홈리스 이용시설 등을 빈번히 찾는다”며 “우리의 삶터를 찾고 손을 잡지만 정작 드러나는 것은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일 뿐 우리는 항상 배경으로 뒷전에 머무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총선 역시 개발사업 공약만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뿐 거리 노숙, 쪽방, 고시원 등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대책은 단 한 줄도 없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선거의 배경이길 거부하며, 주권자이자 하나의 세력으로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홈리스 당사자들이 박스로 제작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소나기가 쏟아지던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홈리스 당사자들이 박스로 제작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총선 후보들을 향해서는 ▲임대주택 정책 개선 공약 ▲거리 홈리스 주거지원 강화 공약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우선 쪽방 공공주택사업의 신속한 시행과 주민 참여를 보장하라는 게 단체의 입장이다. 주민들은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발표 후 3년이 지났지만 단 한 발짝의 진전도 없었으며 건물주의 훼방과 정부와 서울시의 방임 속에 희망 고문을 당하던 주민들은 3년 새 84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차재설 교육홍보이사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며 “‘평온한 주민들 마음 들뜨게 해놓고 말 없는 정부와 정치권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쪽방촌 주민 등 홈리스 당사자들이 박스로 제작한 손팻말을 들고 있다.&nbsp;ⓒ투데이신문<br>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쪽방촌 주민 등 홈리스 당사자들이 박스로 제작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거리 홈리스를 위한 주거지원 대책 방향을 비용 제공 방식에서 주거 공간 제공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랫마을홈리스야학 도휼 학생은 “노숙인복지법에 따라 노숙인들에게는 임시주거비 지원을 하도록 돼 있으나, 중앙정부 차원의 일관적인 지침이 없다보니 지원 금액과 기간, 재신청 기준 등 지원 수준과 방식 모두 제각각”이라고 비판했다.

발언자는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가 청년 독신가구 주거대책으로 발표했던 노후 고시원 매입 리모델링 사업이나 서울시의 리모델링형 사회 주택 사업을 참고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행 임시주거비 지원 사업을 비용 지원에서 주거 지원으로 전환해야 하고, 주거 공간 역시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며 “주거가 없는 홈리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주거 상실을 예방하는 가장 직접적인 정책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의무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쪽방촌 주민 등 홈리스 당사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주거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19일 오전 서울 동자동에서 열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쪽방촌 주민 등 홈리스 당사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주거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