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한미약품 임종윤·종훈 사장 기자간담회

“시가총액 50조원 목표…향후 200조 도전” 강조
“국민연금 올바른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했으면”
한미약품 “비현실적이고 구체성이 없다” 지적도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 21일 오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 21일 오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1조원의 투자유치와 사업 확대 등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시가총액을 50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미약품 임종윤·종훈 사장은 21일 오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 사장은 “한미의 주주와 고객, 임직원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 것을) 약속 드린다“며 현재 자신이 그리는 그룹의 방향성과 목표를 제시했다.

임 사장은 “이번 주주총회로 저희의 뜻을 이룬다면 1조원 이상의 투자유치 공약을 드리고 싶다“면서 “이 유치금은 한미가 그동안 450여개 제품을 시장에 내놨 듯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있는 역량이 있다는 의미고, 이것이 곧 한미의 진정한 미래다“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1조원의 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고 화학약품 주력인 한미약품 사업 영역을 위탁개발(CDO),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바이오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리는 개발 전문 회사로 차별화 한다”면서 “만약 팬데믹이 다시 와도 필요한 약품은 반드시 한미 공장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CMO(위탁생산)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밖에도 임 사장은 자신이 북경한미를 이끌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며 연구개발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북경한미에 있을 당시 약 20개정도의 약을 허가받았고, 이들 가운데 너댓개가 중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북경한미의 지난해 이익률은 약 25%”라고 설명했다.

북경한미의 신약이 높은 이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임 사장은 개발 능력과 경험, 수익률 높은 제품 연구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추천한 디엑스앤브이엑스 권규찬 대표는 신약 개발과 패스트트랙 등의 경험이 있으며, 수익률이 나는 제품의 연구와 함께 이러한 경험을 그룹 전체로 확대 시킬 때 상당부분 이득이 있을 것이다”라며 “한미약품의 이익률도 25%로 오르면 시총은 밸류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이윤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공학적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회사간 사업부서를 합치거나 이전하는 등 재구조화를 통해 효율화 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본업은 생명공학이지만, 앞으로 도약하기 위해 금융공학적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임 사장은 이와 같은 전략으로 한미약품그룹을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회사로 만들고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으로 진입 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세계 유망한 제약회사들을 보면서 나름 자신감이 생겼다”며 “제약강국이라는 숙제를 달성하려면 시가총액 200조원대까지는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표심을 얻지 못할 경우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임종윤(왼쪽)·종훈 사장 21일 오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임종훈 사장이 발언 중이다. ⓒ투데이신문 
한미약품 임종윤(왼쪽)·종훈 사장 21일 오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 3층 에메랄드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임종훈 사장이 발언 중이다. ⓒ투데이신문 

이날 임 사장은 주주총회 향방을 가를 열쇠 중 하나인 국민연금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의결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가지고 있다.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이 각각 11.66%, 10.20%, 임종윤·종휸 형제는 각각 9.91%, 10.56%를 보유 중이다. 양측 지분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국민연금의 판단이 이번 표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수탁자책임 원칙을 언급한 임 사장은 “현재 합병은 지배구조가 불투명해보인다. 경영권 분쟁 소지가 비단 한미약품 뿐 아니라 OCI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안전성이 큰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투자 원칙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책임투자를 이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임 사장은 “통합 절차에 관한 법률적 검토로 국민연금이 올바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윤 사장과 함께 통합에 반대해 오던 동생 임종훈 사장도 이날 처음 언론 앞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일을 겪으면서 아버지(고 임성기 회장)밖에 생각이 안 났다”면서 “아버지께선 늘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셨는데, 한미가 크려면 한미의 문화를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다시 기회를 주시면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한미약품그룹은 임 사장 내건 시총 200조 목표와 관련해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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