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야당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도 가망이 없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서 단결해도 새누리당 이라는 견고한 벽을 넘기가 어려운 지경인데, 각자가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고 내부에서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고 있으니 이 정당이 대한민국 제2의 정당이자, 제1야당이 맞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는 구호는 공허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고 내 지역구 지키기, 타 계파에 기득권 뺏기지 않기만을 위해 온갖 추잡한 논리를 들고 나와 서로에게 공격을 해대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치가 이런 것인가? 일자리가 없어 미래를 포기한 젊은 층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가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새누리당 2중대’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도 반박할 논리가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당원과 대의원,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당대표를 3개월 만에 흔들어대는 비노/반노라 불리는 집단들이다. 보궐선거에서 언제 한번 야당이 이긴 적이 있다고 그 책임을 대표에게 옴팡 덮어씌우는가? 보궐선거 때, 문재인 말고 어떤 의원들이 자당의 승리를 위해서 뛰었나? “도와줘야 하네, 말아야 하네”로 분탕질 친 집단은 또 누구들인가? 자당의 승리를 위해서, 거대 여당과 청와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선거전에 내일처럼 도와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진대, 손 놓고 뒷짐 진 사람들이 이제 와서 누구보고 책임지라고 하나? 능력이 없으면 염치라도 있어야 할 텐데, 이도저도 없이 할 줄 아는 거라곤 내부총질 밖에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보수언론에 불려나가 매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독화살을 날리는 조경태, 정대철. 이들이 언론의 관심을 받을 때는 ‘문재인 죽이기’할 때가 유일하다. 다른 문제로 언론이 이들을 찾은 적이 있던가? 상대 쪽에 이용당하는지도 모르고 날뛰고 있으니 ‘해당(害黨)행위’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문재인 대표도 당 내분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70년 야당 역사상 이다지도 무능력한 대표가 있었던가? 당대표를 흔드는 행위와 내부분란은 정당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언제나 존재했던 것이다. 심지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다는 양김이 총재로 있을 때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처럼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는 대표를 난 본적이 없다. 선거에 이기지 못했다면 졌을 때를 대비한 대비책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문 대표는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다.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흔들면 흔들리는 대로 시끄러우면 조용하게 봉합만 하려고 하니, 이 사람을 어찌 대권후보라고 할 수 있나?

욕먹기 싫어서 주저하는 것이라면 이제라도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시라. 그렇지 않다면 더 강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지금의 흔들기가 부당한 흔들기라고 생각된다면, 또,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정치생명을 걸고, 분당을 불사한다는 마음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강력한 대권욕, 결단 있는 리더십 없이는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문 대표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착한 리더’는 도덕 교과서에나 나오는 것이지 이전투구(泥田鬪狗)가 판치고 ‘죽기 아니면 살기’, 제로섬 게임이 난무하는 대한민국 현실정치에는 맞지 않는 것이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나?” 따위의 감성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다. 그가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는다는 서민과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은 연구를 할 때다.

결심을 해야 할 때 주저하는 리더는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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