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회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자성 움직임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인 개신교 교회 모습, 도대체 왜

‘박근혜 탄핵=예수’ 고난 동격화 된 분위기
방법론으로 부흥회, 자아성찰 필요한 시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이 교회로 지목되면서 개신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물론 대다수 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와 거리두기를 하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개신교를 비판하고 있다. 정치화된 개신교의 반이성주의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이어졌고, 정치참여와 정치화를 이해하지 못한 일부 목사에 의해 정치권력화 된 상태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확산되고 있다. 이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8.15 광화문 집회 때문이다. 물론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가 주도하지 않았고, 5분 연설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회의록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세간의 분노는 사랑제일교회로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개신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교회연합 등 일부 교단과 교회가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라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발하며 예배를 강행할 것을 예고하면서 개신교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내부 반성 움직임도
 
개신교 내부에서도 반성의 움직임이 있다. 천주교나 불교 등에 비해 개신교가 폐쇄적이며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신교는 전 목사와 일부 신자의 일탈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개신교의 폐쇄적이면서도 보수적인 태도가 결국 코로나19 재확산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크게 ‘교조주의’와 ‘정치화’로 나뉜다. 우리나라 개신교는 미국 보수주의 개신교의 영향을 받아 ‘교조주의’로 흘러가는 경향이 강하다. 목사의 원래 역할은 개신교 교회에서 교인을 지도하고 교회를 이끌어 가며 종교적 임무를 책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목사는 이를 뛰어 넘어 ‘신적 반열’에 오르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을 ‘하나님’과 동급으로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이유로 개신교에서도 이단이 많이 속출한다.

개신교는 마틴 루터가 천주교의 ‘교황주의’에 반발하면서 종교개혁을 통해 탄생한 종교다. 교황이라는 수직적 구조를 통해 믿음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에서부터 출발해서 수평적 구조로 믿음을 구현하는 것으로 교황이라는 교조주의에 빠지지 말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 개신교다.

하지만 현대 한국에서는 개신교가 교조주의로 빠지면서 목사를 중심으로 한 믿음의 체계가 형성됐다. 이런 교조주의가 결국 부작용을 낳게 된 셈이다.
 
정치화된 교회
 
또 다른 이유는 정치화가 됐다는 점이다. 정치참여와 정치화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정치참여는 현실 정치에 참여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의미하지만 정치화는 자신 스스로 정치집단화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개신교 목사들 중에서도 현실 정치에 참여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목사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정치집단화하지는 않았다. 문익환 목사의 경우에도 군부독재와 맞서 싸웠고, 통일을 위한 발걸음도 내딛었지만 정치집단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수 개신교는 정치집단화했다. 이것은 군부독재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개신교는 군부독재의 정권유지를 위한 조직화를 해왔다. 물론 일제강점기 때에도 개신교는 일제강점기의 조력자 역할을 했었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화된 것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조직화됐고, 정치세력화 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늘날 코로나19 사태에서의 개신교를 설명하는 데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고난의 박근혜=고난의 예수
 
코로나19 사태에서 극우 개신교가 정치집단화된 이유는 ‘부흥회’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60대 이상 노년층이다. 이들에게 익숙한 방법은 바로 부흥회다. 개신교가 다른 종교와는 다른 점이 부흥회라는 독특한 집회 방식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거리집회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부흥회는 실내에서 하느냐 장외에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장외에서 하면 거리집회가 된다.

이것은 방법론적인 문제이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론적인 부분인데, 그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예수의 고난’과 이어진다는 점이다.

극우 개신교인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예수의 고난과 비교한다. 즉, 박 전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좌파빨갱이들에 의해 탄핵을 받은 것이라는 정신적 무장을 한다. 그들에게 코로나19는 고난의 시련 중 일부에 불과하고 그것을 극복해서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고, 정치적으로 재기를 하게 되는 날이 바로 예수의 재림이나 마찬가지다.

태극기 부대가 유독 극우 개신교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가 주도한 자유한국당 광화문 집회가 극우 개신교와 연결되는 대목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극우 개신교에 있어 코로나19는 고난을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시련일 뿐이고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자신들의 종교를 탄압하는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다.

비대면 예배를 버리고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개신교 내부에서도 극우 개신교에 대한 반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인 개신교 태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자정 노력이 과연 얼마나 빛을 발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자정노력 통할까

개신교가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많다. 개신교가 다른 종교와는 달리 중앙집권적인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천주교나 불교는 중앙조직을 바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자정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자정될 수 있는 기회를 갖지만 개신교는 각자도생하고 있기 때문에 자정 노력을 한 곳에만 기울인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자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그 돌파구로 종교인 과세를 이야기한다. 종교인 과세를 통해 스스로 자정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논의를 해왔지만 그때마다 개신교의 반대에 부딪혀 이뤄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21대 국회에서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광화문 집회발 수도권 재확산으로 인해 개신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면서 종교인 과세애 대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정치권의 종교인 과세 움직임과 개신교의 반발이 서로 부딪히면서 엄청난 갈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갈등은 결국 앞으로 있을 내년 4월 재보선과 2022년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는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의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정치권 내에서 개신교의 자정을 위해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려고 하면서 그 갈등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인해 개신교에 대한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아진 것이 종교인 과세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개신교와 정치권의 갈등은 종교인 과세로 그 이슈가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