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 ‘요구 수용불가’가 문제
창당 실무 돌입...사실상 ‘회동’ 불가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서 조우 예정

지난 9월 10일 오후 단식투쟁 11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9월 10일 오후 단식투쟁 11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내년 1월 신당 창당’ 움직임에도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선 ‘설득할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 대표에 대한 이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일부에서 요구하는 불출마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 대표 입장이다.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에 줄 수 있는 타협책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정도뿐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당의 비민주적 시스템’ 타파와 ‘공정한 공천’ 등을 위해 이 대표 사퇴가 필수적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간 회동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이 전 대표와 만날 뜻을 밝혔지만 공식 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단합과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하려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 배제의 정치가 아닌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이 전 대표를 직접 만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이를 거부하면서 회동 가능성은 일단 불투명해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YTN에 출연해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의지가 확인된다면 오늘이라도 만나겠지만, 지난번처럼 사진 한 장 찍고 단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 전 대표는 “새해에는 새로운 기대를 국민께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내년 초를 창당 시점으로 제시, 제3지대 신당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실무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비이재명)계 4인 모임 ‘원칙과 상식’도 12월까지 당의 변화를 요구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 이재명 연대’로 집단탈당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저녁 MBN 뉴스에 출연해 신당 창당 공표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하며 창당 시점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창당이라는 것이 여러 단계가 있다. 국민들 앞에서 (신당 창당을) 밝힌다면 공허해지지 않을 만큼의 준비는 필요하다”며 실무 작업에 착수한 점도 알렸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만나 외연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만남 뒤 이 의원은 ‘정치 세력화’ 얘기를 꺼냈고, 이 전 대표는 ‘이 의원과 같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냐’는 물음에 “지혜를 많이 보태 달라. 제가 뭐가 부족한지 이 의원이 잘 알지 않냐고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한편 김민석 의원은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 전 대표를 향해 “검찰독재의 협조자”, “사이비 야당”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자신을 향한 비명계 비난에는 “위선이자 모순”이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신당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재확인하며 “검찰독재 종식을 위해 야권이 단결해야 한다는 확신과 정체성을 경시한 정치적 오판에 대한 뼈저린 체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독재의 일심동체 골리앗인 윤석열-한동훈 심판은 민주당의 절대과제”라며 “이 전선을 흔드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절대과제를 흔드는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만난다. 오는 18일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장에서 만날 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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