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차지한 윤석열, 정치권 ‘시끌’
검찰개혁 난관 부딪힌 여권, 윤석열 비난
대권 주자 보이지 않는 국민의힘은 난감
윤석열 정치 나서면 국민의힘은 해체 수순

윤석열 검찰총장ⓒ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선호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갑지 않은 분위기다. 여당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국민의힘 또한 탐탁찮게 여기는 분위기다. 윤 총장에게 초점이 맞춰지면 맞춰질수록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다. 윤석열 대망론에 정치권이 떠들썩한 분위기다.

지난 11일 정치권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지난 11일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24.7%로 1위를 차지했다. 여권 투톱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2%,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각 2위와 3위에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는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추미애가 만들어준 1위

윤 총장의 1위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만들어준 1위라는 조롱이 나돌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과 법무부가 윤 총장 대선 캠프라는 조롱도 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 때부터 계속해서 추 장관과 여당 의원들이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섰고, 그로 인해 윤 총장이 계속 부각되면서 결국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물론 이번 여론조사 기법을 두고 범여권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여론조사가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대선후보군을 나눠 조사를 하고 난 후에 합쳐서 통계를 냈다면서 조사기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통상적으로는 여야 후보군 10~15명을 모두 불러주고 조사를 하지만 이번 조사는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나눠 따로 조사를 한 후 합쳤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윤 총장 선호도가 1위로 나타났을 뿐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만큼 범여권에서 윤 총장의 1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윤 총장이 1위를 하면서 검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위 소식을 들은 추 장관은 아예 사퇴를 하고 대선 출마를 하라고 종용했다.

이처럼 윤 총장이 1위를 한 것을 두고 범여권에서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범여권의 윤 총장 때리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때리면 때릴수록 지지율은 올라간다는 점이다.

국민의힘도 달갑지 않아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론조사는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도 윤 총장 1위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윤 총장이 주목 받으면 받을수록 당내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재편론이 힘을 얻고 있는 마당에 윤 총장마저도 1위를 계속 유지한다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부에서 발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22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 대표의 야권재편론이 힘을 얻고, 윤 총장이 1위를 유지한다면 국민의힘은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힘으로 하여금 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통합정당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심력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당 내부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이 1위를 기록한다면 원심력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물론 윤 총장이 만약 퇴임 이후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 정치활동을 한다면 국민의힘은 큰 힘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윤 총장이 퇴임 후 국민의힘으로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제3지대에서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국민의힘으로 하여금 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통합정당을 만들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의 선택은

윤 총장은 지난 국감에서 퇴임 이후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찾겠다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정치권에 발을 딛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정치권에 들어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민의힘으로 들어가서 정치활동 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기존 조직력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으로 들어갈 경우 조직력이 없는 윤 총장으로서는 힘든 정치활동을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힘 외곽에서 정치활동을 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은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아직도 대안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야권의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려 송구하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 1위 기록이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범야권 1위 후보가 나왔다는 것은 정권교체라는 희망의 싹이 발아된 것이지만 거꾸로 국민의힘이 해체될 위기에 봉착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