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던 L. 개릿 지음│152*224mm│512쪽│2만8000원│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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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다미 기자】 형사사법절차 개선에 대한 세계적인 전문가 브랜던 L. 개릿(Brandon L. Garrett)의 저서 <오염된 재판>은 과학수사의 오류로 잘못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DNA 검사를 통해 결백을 입증받은 최초의 오판 피해자 250명을 조사한 르포 사례집이다.

언론에 보도된 주요 소송에서 여러 차례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국내 형사사법절차 개선 전문가 신민영 변호사가 번역했다.

이 책은 우리가 신뢰하는 과학수사 시스템이 치명적인 허점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 지적한다. 살인 사건에 휘말려 거짓 자백을 강요받아 13년 넘게 복역했던 사람, 목격자의 부정확한 진술에 의해 강간범으로 지목된 사람, 경찰과 검사의 증거 은폐로 결백을 입증하지 못한 무고한 의뢰인 이야기 등 실제 사례가 분석 및 통계 자료와 함께 담겨 있다. 피해자들의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한 방법과 그들을 직접 조사한 방식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한다.

총 9장과 부록으로 구성된 <오염된 재판>은 1장의 ‘서론’부터 2장 ‘오염된 자백’, 3장 ‘목격자의 착각’, 4장 ‘결함 있는 과학수사’, 5장 ‘거짓 제보자에 의한 재판’, 6장 ‘농락당한 무죄 주장’, 7장 ‘오판을 바로잡는 여정’, 8장 ‘다시 세상으로’, 9장 ‘형사사법제도 개혁이라는 과제’로 구성됐다.

<오염된 재판>의 부록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부록에는 DNA 검사를 통해 무죄를 입증받은 오판 피해자 250명의 사건에 관한 결론을 도표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책에 담긴 오판 피해 사례에 대해 많은 조사와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억울한 사람들의 세월을 돌려줄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한 교훈을 얻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형사사법제도의 실효성과 법 과학의 신뢰성을 되짚는 이 책은 오판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에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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